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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관법 수행처 우곡선원 '증도가' 법회
서울·부산 격주 진행…실참-강설-문답 등
10월 27일 오후 7시.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는 직장인들로 붐비는 시각. 서울 남산 속 주택가에 위치한 우곡선원(선원장 장명화)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속속 모여든 대중들이 좌복을 펴고 자리에 앉았다. 법회 시간이 아직 1시간 정도 남아 있었지만 이들의 모습에서는 작은 흔들림조차 찾아볼 수 없다.
이 날은 우곡선원 서울법당의 정기법회가 봉행되는 날. 우곡선원은 올 3월부터 매월 격주로 서울과 부산법당에서 『증도가(證道歌)』해제(解制)의 시간을 갖고 있다. 증도가는 당나라 영가 스님이 6조 혜능선사에게 『선요(禪要)』를 듣고 하룻밤에 증오(證俉)를 얻어 그 대오의 요지를 247구 814자로 읊은 시다. 그러나 우곡선원 『증도가』해제법회는 조사의 어록을 공부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가 아니다. 조사의 어록을 통해 스스로의 공부를 점검하고 한 단계 나아가기 위한 경책이자 발판으로 삼기 위함이다.
"딱! 딱! 딱!" 법회의 시작을 알리는 죽비삼성이 허공을 갈랐다.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는 삼귀의와 우리말 『반야심경』을 염송하는 낮고 굵은 목소리가 법당 안을 가득 메웠다. 우곡선원의 특징 중 하나는 회원의 약 70%가 거사들이라는 것. 이날 법회에 참석한 대중 중에도 여성 불자는 4명에 불과했다.
또다시 죽비 삼성이 울리자 수행자들이 좌복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가행정진에 들어갔다. 우곡선원은 실상관법(實像觀法) 수행도량이다. 실상관법은 연기하는 존재의 참 모습을 있는 그대로 관하는 것으로 행주좌와 어묵동정간에 끊임없이 무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수행법이다. 특히 무명을 멸하고 위없는 지혜를 갖추기 위해 분별과 번뇌가 없는 존재의 근본인 빛을 깊이 관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대장부병혜검 반야봉혜금강염(大丈夫秉慧劒 般若鋒兮金剛焰). 대장부가 지혜의 칼을 잡으니 반야의 칼날이요 금강의 불꽃이로다. 대장부가 제팔 아뢰야 근본무명을 완전히 타파하고 진여의 무생법인을 증득하면 그때가 바로 출격대장부, 조어장부, 천인사인 것입니다. 우리가 출격대장부가 되어 일체종지를 성취하면 대지혜의 검을 손에 쥐게 됩니다..."
우곡선원 장명화 선원장의 해제 법문이 시작되자 수행자들의 눈빛이 빛났다. 선원장의 강설을 단 한 마디라도 놓치지 않고자 열심히 메모하고 받아 적는 모습이 조금 전 정진의 열기와 비견될 만큼 진중했다. 법회는 강의와 문답이 이어지면서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어 밤 10시 30분이 돼서야 마무리될 수 있었다.
10년째 정진 중이라는 최명수(자광) 거사는 "우곡선원은 수행과 일상의 삶이 둘이 아닌 하나임을 배우는 곳"이라며 "참선수행, 조사어록, 문답을 통해 배운 것들이 일상에서 이어져야 참다운 수행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광연(보명) 거사는 "참선수행을 시작하면서 무엇보다 마음이 편안해졌다"며 "심적 안정을 되찾으면서 직장과 가정의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었다"고 수행의 또다른 효과를 소개했다.
장명화 선원장은 "우곡선원의 목표는 사람들이 물질문명에 찌든 정신세계를 복원하고 영원한 안락을 누리도록 하는 것" 이라며 "선원을 찾는 사람들의 표정이 하나 같이 밝은 해와 같은 것은 수행의 목적인 행복한 삶과 맞닿아 있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곡선원 『증도가』해제법회는 11월 5일과 19일 부산법당에서, 11월 10일과 24일 서울법당에서 계속된다.
02)749-3134, 051)740-6288 /김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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