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창

 

23. 현대불교신문 (2003년 01월 15일) 보도

"우곡선원, 초 중 고 교사 심성개발 연수"
 



 


“3일 닦은 마음 백년대계 밑거름”

 

우곡선원, 초·중·고 교사 ‘심성개발’ 연수
 

“34년 동안 교직 생활하면서 이렇게 특별한 연수는 처음입니다.”
“심성개발이라는 특별한 내용의 강의와 명상 실습으로 마음까지 확 열리는 기분이네요.”

7일부터 9일까지 부산 해운대 우곡선원(원장 장명화)에서 열린 교원 직무연수 프로그램인 특수분야 심성개발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은 선기공 수련으로 후끈 달아오른 열기를 식히며 한껏 고양된 반응을 보였다. “방학 때면 의례적으로 참여해온 연수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게 참석 교사들의 한결같은 얘기였다. 도대체 어떤 내용의 연수일까?

연수 이틀째인 8일, 첫날의 연수에 참석했던 45명의 교사들은 한사람도 빠짐없이 해운대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오션타워 19층의 우곡선원 법당에 모였다. 첫째 날 참석자는 초등교사 20명, 중등교사 19명, 고등교사 6명에다 청강생 5명까지 50명. 둘째 날까지 한명의 이탈자도 없다. ‘피안의 세계로 초대’라는 주제로 열린 우곡선원의 심성개발 프로그램의 성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부산교육청으로부터 2002년 특수 분야 연수기관으로 지정 받아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은 평소 불교를 근간으로 하는 실천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에 힘써온 우곡선원의 성과물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강의, 선기공 수련, 발우공양, 명상, 수련 체험사례 발표, 토론 등으로 빼곡하게 채워진 강의 일정에 교사들은 변함없는 열의를 보이며 참여했다. 학생들을 가르칠 때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배우는 학생의 입장으로 돌아가 진지하게 강의를 들었고, 선기공 동작을 배울 때는 마음을 따라주지 않는 몸과 씨름하며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그렇게 연

수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교사들은 심성 개발의 가능성과 의미를 조금씩 알아나가기 시작했다.

“첫날 선기공 수련, 호흡 등을 해보고 참 신기했어요.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호흡이 느껴지고 명상을 할 때는 내 안에서 생겼다 사라지는 숱한 생각들에 스스로 놀랐어요.” 강연희(41·부산 연일중 과학 담당)교사는 마음과 정신세계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듣고 수련을 하면서 자신이 모르는 세계가 많으며 스스로에 대해서도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다고 털어놨다. 옆에서 얘기를 듣고 있던 한 여교사는 “불교에 관심이 있어 동료교사들과 불교공부를 같이 했는데 이렇게 구체적으로 마음을 살피고 몸의 상태를 관찰하는 경험은 처음”이라며 “단기간에 많은 것을 배운 값진 연수”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교사들의 반응을 지켜보던 우곡선원 관계자는
“처음 부산교육청에 교원 직무연수 프로그램으로 심성개발을 신청할 때만 해도 불교적 내용을 어떻게 일반화시켜서 교사들에게 전달할 것인가 고민이 많았는데 선생님들의 반응이 좋아 선원에서도 놀랄 정도”라고 말했다. 첫날 연수를 마친 교사들의 호응과 둘째 날, 셋째 날 보여준 100% 출석률은 우곡선원의 우려를 일순간에 씻어버렸다. 종교적인 색채를 피하기 위해 불상을 가린 채 진행된 연수 프로그램은 기독교를 비롯한 다양한 종교를 가진 교사들을 모두 만족시키며 종교를 넘어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성찰하게 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우곡심성개발원은 불교적 내용을 포함하면서도 종교적 교의를 강요하지 않아야 하는 교원연수프로그램의 특성상 명상, 호흡, 선기공 등의 실습과 함께 명상이나 선기공을 뒷받침하는 이론적, 학문적 토대를 제시하는 강의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성낙헌, 이각범, 홍석교, 송운석, 이홍규, 이재규 등 국내 유수 대학의 교수이자 기업체의 대표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강사진들에 의해 전달된 정신세계의 무한한 가능성과 학생들의 심성을 일깨워주는 교수법 등을 들려준 강의는 교사들의 귀를 솔깃하게 했다.


연수 셋째 날,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를 지내고 현 재단법인 IT 전략연구원 원장인 이각범 교수는 <명상수련> <제3의 길> <인류를 구원하는 지혜, 선> 이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선이 내포하는 순기능을 체득하고 구현하는 것을 새로운 전인교육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교수는 “단순하고 명쾌한 선적 사유체제는 물질만능 풍조에 시달려온 현대인과 학생들에게 이상적인 가치

관을 심어주며 禪문화는 인간 본래의 청정한 마음을 되찾게 하는 특성을 갖고 있으므로 교사들의 선적 체험은 곧바로 학생들의 전인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포항에서 참가한 이상후(57·포항 영일고 국어담당) 교사는
“내가 고요해야 아이들을 고요하게 이끌 수 있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교사 스스로가 선을 통한 내면의 고요를 터득한다면 붕괴되고 있는 학교 교육을 바로 세우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변화가 곧 학교 수업과 아이들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공통된 전망을 참석 교사들은 내놓았다. 우곡선원에서 공부하던 중 이번 연수 프로그램을 제안했던 조미자(51·다송초등) 교사는
“수행을 통해 고요한 마음의 통찰력을 얻은 후 교실에서 아이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번 연수를 통한 교사 스스로의 변화가 아이들을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로 이끌어주는 진정한 교사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수련 체험 사례를 통해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이번 연수 참가의 실효성에 대해 구자현(52·부산 신곡중 교감) 교사는 “방학이 끝나면 아이들에게 심성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선기공이나 명상 수련에 관심 있는 아이들을 모아 전일제 특별활동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천주교 신자인 구교감은 선기공이나 명상은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높이고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 중압감을 없앨 수 있어 심신의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이번 경험을 교육현장에 적용시킬 방안을 찾고 있었다.

앞으로 우곡선원과 우곡심성개발원은 교원 직무연수 프로그램 성공을 출발로 심성개발 프로그램을 상설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한 공무원 연수원과 연계한 공무원 연수교육과 일반 직장인, 학생,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개설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간이 너무 짧아 아쉬움이 많았다고 입을 모은 교사들은 학교와 가정으로 돌아가서도 심성개발의 가능성을 스스로 체험해 보고 아이들과 마음으로 교류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금 더 편안해지고 활짝 열린 마음으로 교실로 돌아가 아이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45명의 교사들. 3일 닦은 마음 천년의 보배(三日修心千載寶)라는 말처럼 이들은 3일간의 연수를 마치며 일체의 고정관념을 텅 비워낸 자리에 아이들을 환하게 비출 맑은 거울 하나씩을 마음에 간직하고 개학을 기다리고 있다. 올겨울 방학 백년대계의 밑거름을 든든히 쌓았기 때문이다.

글=천미희 기자 mhcheon@buddhapia.com
사진=고영배 기자 ybgo@buddhapia.com

   

    “교직 34년중 이런 연수는 처음”

김희 다송초등학교 교감

“34년의 교직생활 중 이렇게 특별한 연수는 처음입니다.”
김희(55·사진) 다송초등학교 교감은 같은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딱 하루만 참석해보자는 마음으로 참석한 우곡심성개발원의 심성개발 프로그램에 홀딱 반해 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버스 두 번을 갈아타고 1시간 30분을 와야 하는 거리도 마다 않고 3일 동안 연수에 참석하는 열성을 보였다.

“영어, 컴퓨터 등 지식적인 내용 전달의 연수만 받다가, 내 마음에 관심을 기울이고 나를 개발하는 심성개발 프로그램에 참가했다는 것 자체가 참신하고 좋아요.”
천주교 신자인 김 교감은 “종교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불교가 갖고 있는 우수한 심성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마음을 비워내는 참선과 선기공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고마워했다. “보다 많은 교사들이 참석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김 교감은 “학교에 돌아가면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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