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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통재라!- 40
<주간컬럼/2005-01-16>
Q :
작금에 불교계의 고질적인 폭력이 다시 발생하여 선량한 대다수 불자는 물론 세인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차례 승려들의 폭력상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불교이미지는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면상에 개기름이 번들거리는 승려들이 절 재산을 두고 피투성이 판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불자이기를 거부하고 싶은 심정이기도 하였습니다. 속세의 욕망을 버리고 입산한 중이 왜 닭 벼슬보다 더 못하다는 중 벼슬과 속된 재물을 차지하겠다고 미친개처럼 물고 뜯고 싸우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불제자라고 하면서 마구니 짓을 하는 저질인간들이 무슨 인과로 중이 되어 불교를 욕되게 할까요. 솔로몬의 지혜로도 풀지 못할 이 참담한 불교시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A :
불제자를 빙자한 삭발중생이 절 재산을 서로 차지하겠다고 진흙탕 개처럼 싸우는 것은 어제 오늘일도 아니지 않습니까. 사람다운 禮가 빠진 깨달음도 없듯이 인륜지 도덕을 배신한 먹물인간들이 물고 뜯는 모습에 흥분하면 일신에 해롭습니다. 절집에 공부가 없으면 적적한 중노릇 자체가 창살 없는 감옥이기에 떼거리로 미쳐
발작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처처에 절집은 웅장하지만 불교를 제대로 믿고 가르침을
옳게 아는 자가 없으며, 깨달은 자가 없고 불법을 실천하는 자가 없는 말법시대를 뉘라서 되돌립니까. 썩어빠질
절집을 서로 차지하겠다고 아귀처럼 물고 뜯는 장면은 이제 낯설지도 않지만 중노릇을 직업으로 삼는 비천한 속물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욕되게 하는 죄업은 그 누구도 구제하지 못합니다.
정법과 상법시대를 지난지가 오래인 오탁악세(五濁惡世)에 도리에 어긋난 인간들이 불제자로 둔갑하여 불도를 망가트린다는 속설이 사실로 입증된 이즈음 불교계의 고질병이 만천하에 밝혀지고 있습니다. 불교 가르침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중들의 재산싸움은 절집이 공부도량이 아니라 노란부처를 앞세운 영업장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수년전 모 사찰에서 떼 중들이 야합하여 공부하는 중을 몽둥이로 초죽음 시킨 사건이 터졌지만 유야무야된 비화가 있습니다. 이것은 사자충(獅子蟲)을 잉태한 단초로써 그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나는 생업을 접고 죽은 불교를 재생시키기 위하여 주유천하로 적손을 찾았으나 삭발가문에는 반에 반 토막짜리도 없다는 사실을 재삼 확인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인류사회에 기여도가 없는 중노릇은 언제나 미안하고 죄송한 처지이어야 마땅하거늘 몇 전생의 선업으로 중이 된다는 등의 터무니없는 억설을 만들어 중질을 미화포장 한 과보로 불교가 더 일찍 썩는 것입니다. 세상이 흐려지면 천재지변과 전쟁, 불치병의 창궐로 사회악이 걷잡을 수 없이 범람합니다. 갈팡질팡하는 세상을 구제할 사명을 띤 불교가 먼저 타락하여 백주대로에 나뒹구는 것은 불교세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것입니다.
법이 없고 가르칠 스승이 없는 말법시대는 절집이 혹세무민의 온상이 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입니다. 조금이라도 진리의 맛을 본 출가수행자라면 뭣 때문에 주고받을 재산을 따로 만들어 세인들의 지탄을 받고 문중끼리 물고 뜯을 화근을 만들겠습니까. 중이 어디 명리를 구하고 돈 버는 직업인입니까? 출가자가 무엇 때문에 불자들의 눈을 속여 가며 사유재산을 만들고 삿된 짓을 일삼아 불도를 욕되게 하는지 인간의 자손이라면 백번 죽어 깨어나도 이해가 닿지 않을 대목입니다. 폭력사태를 빚는 원인을 제공한 중의 업이 얼마나 무거웠으면 저승사자에게 붙잡혀 간지 백일도 안지나 그 가솔들이 저 난리법석을 피우는지, 불보다 더 선명한 윤회인과에 모골이 송연할 지경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전생 업으로 몸 받아 태어나는 고를 받았으며 반드시 죽어야 하는 숙명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불교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존재하며 탐착을 놓고 무욕의 삶을 살 때 윤회 고를 벗어나 영원한 자유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불도를 걷는 것입니다. 속세의 욕망을 버리지 못할 바에야 혐오스런 중상으로 불도를 욕되게 할 것이 아니라 권모술수가 통하는 야바위꾼이나 정치인이 되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폐일언하고 짙은 어둠은 여명을 뜻하듯 머잖아 진실의
힘이 용트림하면 청정무구한 參 禪法이 태양처럼 혼탁한 세상을 비추어 우리 모두 밝은 지혜의 눈을 뜰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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