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선비요법경(禪秘要法經)
序言
戊子年 初夏에 선비요법경(禪秘要法經)을 해제 요약하여 참선요론에 등재하였다.
선비요법경(禪秘要法經)은 신수대장경 경집부(제15책)에 수록되어 있다. 후진(後秦, AD402∼412)의 구마라집(鳩摩羅什)에 의하면 선경비요법(禪經秘要法) 선비요법(禪秘要法)이라고 번역되어 있다. 선비요법경의 요체는 관법(觀法)이며, 비요(秘要)란 실상(實像) 즉 중도정공(中道正空)을 말한다. 禪의 실상을 논한 禪經이라고 볼 수 있는 本 經典은 석가부처님께서 최상근기 제자들을 직접 해탈세계로 인도하신 선정법문의 종지이자 참선수행법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어 牛谷禪院의 實像觀法과 脈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本 經은 석가세존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서 1250인의 비구와 500명의 덕 높은 성문들에게 세 번에 걸쳐 설법한 것으로 되어 있다. 부정관(不淨觀), 백골관(白骨觀), 풍대관(風大觀)등 주로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부정(不淨)하고 무상(無常)하며 공(空)도리 즉, 사념처(思念處: 身. 受. 心. 法)에 관한 30種의 관법(觀法)과 별종의 사대관법을 말하며, 동시에 이와 같은 觀法이 점차로 쇠퇴하게 될 것임을 예언하고 있다. 그 내용에 의하면 지금은 나의 제자가 무상관을 닦아서 해탈의 도를 얻는다. 그러나 지금으로부터 6백년 후에는 사부의 제자를 백으로 나눈 것 가운데 한명의 제자가 무상관을 닦아서 해탈의 도를 얻게 될 것이다. 7백년 후에는 사부제자를 천으로 나눈 것 가운데 하나의 제자가 무상관을 닦아서 해탈의 도를 얻고, 8백년 후에는 사부제자 일 만중에 한명이 무상관을 닦아서 해탈의 도를 얻고, 9백년 후는 사부제자 천만(千萬)가운데 한명이 무상관을 닦아서 해탈의 도를 얻고, 천년 후에는 사부제자를 억(億)으로 나눈 것 가운데 열 사람, 백 사람이 무상관을 닦아서 해탈의 도를 얻게 될 것이다. 千年이 지나고 나서 이 무상관이 비록 다시 염부제 안에서 유행한다 하여도 억억천만(億億千萬)의 수많은 제자 가운데 하나, 혹은 둘만이 무상관을 닦아서 해탈의 도를 얻게 될 것이다.
천오백년 뒤 만약 어떤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가 무상(無常)·고(苦)·공(空)·무아관(無我觀)을 찬탄하고 설법하면 많은 중생이 질투심을 품고, 혹은 칼로 베고, 혹은 기왓장으로 그 사람을 때리고 욕하며 “이 어리석은 사람아 이 세상 어느 곳에 무상관·고·공·무아가 있는가? 피부는 깨끗하기가 한량없는데 어찌하여 몸이 부정하다고 말하는가? 너는 큰 악인이다. 마땅히 핍박받고 배척받아야 한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때 百千의 사람가운데 무상관을 닦는 자는 한 사람도 없다. 이때면 지혜종지는 물론 안목 있는 중생도 없거니와 비록 제자가 있다 하지만 비구가사는 목두번(木頭幡)과 같고, 여러 비구니는 마치 음녀와 같아 색(色)을 팔아서 살아간다. 여러 우바새는 전타라와 같이 살생에 법도가 없고, 여러 우바이는 사음이 횡횡하여 속임수가 백 가지이다. 이 현상이 나타날 때 나의 法은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석가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너는 미래세 사부대중을 위하여 이 뜻을 잘 간직할 수 있도록 그 소임을 다해야 한다. 또 말씀하시기를 이 法은 오래지 않아서 소멸될 것이기에 마땅히 苦·空·無常·無我 등의 法을 觀하며 부지런히 정진하여야 한다고 당부하였다. 석가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설하실 때 8천의 천자(天子)는 무상(無常)을 깨달았고, 번뇌를 여의었으며, 법안정(法眼淨)을 얻었다. 5백의 비구는 그 자리에 앉은 채로 번뇌가 다하고 뜻을 이해하여 아라한을 이루었지만 마하가치라난타만 깨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석가부처님께서 그 이유에 대하여 설법하시기를,
가치라난타는 옛적 연등여래 시절에 아순난타라는 비구로 살 때 총명하였지만 교만하고 게을러 사념처(思念處)를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생에도 깨달음을 얻지 못한 것이다. 이에 부처님은 가치라난타 및 그 자리에 있던 마하라 비구 및 미래의 비구들을 위하여 게으름을 없애고 마음을 집중하는 방법에 대하여 說法을 한 것이 다음의 30가지 觀法이다.
정종분
제1관법, 계념법(繫念法): 조용한 곳에서 가부좌를 하고 발가락 끝에 밝고 영롱한 빛 한점을 관(觀)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그것을 집중, 점차 온 몸으로 확장하여 산란심을 다스리는 법이다.
제2관법, 백골관상법(白骨觀想法): 마음을 이마에 두고 집중한다. 점차 머리 전체로 확장하고 관찰한다. 그로써 마음에서 흰 광명이 뿜어져 나오는 백골백광용출삼매(白骨白光湧出三昧)를 경험한다.
제3관법, 참회자책관(懺悔自責觀): 마음을 왼발의 엄지발가락에 집중하고, 점차 다리 및 온 몸으로 확장하여 부정관으로 관찰한다. 그것은 전생부터 지어온 과보였음을 참회한다.
제4관법, 팽창농혈관(膨脹膿血觀): 왼쪽 엄지발가락에 마음을 두고 점차 확장하여 온 몸이 썩어 부풀어 오르는 모습과 그 악취가 삼천대천세계까지 미치며, 그것이 끝내 공적(空寂)하다는 것을 관찰한다.
제5관법, 박피부정관(薄皮不淨觀): 왼쪽 엄지발가락에다 마음을 두고 그 엷은 피부의 안과 밖의 온갖 더러움을 관찰하여 점차 온 몸으로 확장한다. 그로써 아귀 및 地, 水, 火, 風, 空, 識의 육대(六大)를 관찰하여 그 실상을 꿰뚫는다.
제6관법, 후피충취관(厚皮蟲聚觀): 왼쪽 엄지발가락에다 마음을 두고, 피부속의 작은 벌레들이 몸속의 오장을 모두 갉아먹고 온 몸의 아홉 구멍으로 흘러나오는 모습을 관한다. 그리고 몸은 육대(六大)의 물질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실체가 없다는 무아(無我)임을 사유한다.
제7관법, 극적어니탁수세피잡상관(極赤어尼濁水洗皮雜想觀):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마음을 두고 그것을 머리끝까지 확장하여 일체의 살과 뼈, 몸의 기관들이 썩어 흙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관한다.
제8관법, 신사상관법(新死想觀法): 왼쪽 엄지발가락에 마음을 두고 머리끝까지 확장하여, 그것을 금방 죽은 사람으로 간주하여 관찰하는데, 그 시체가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줄을 관한다.
제9관법, 구신상관법(具身想觀法): 왼쪽 엄지발가락에 마음을 두고 그것을 머리끝까지 확장하여 모든 뼈를 관찰한다.
제10관법, 절절해관법(節節解觀法): 오른 엄지발가락의 두 마디에 마음을 두고 그것을 머리끝까지 확장하여 363개의 골절로 구성되어 있음을 관한다.
제11관법, 백골유광관법(白骨流光觀法): 오른 엄지발가락의 마디가 백광으로 가득 차 있음을 관한다. 낮과 밤에는 각각 일광과 월광으로 간주하여 363개의 뼈마디를 모두 관하여 32상과 80종호가 모두 백광을 비추고 있음을 관한다.
제12관법: 지수화풍사대관법(地水火風四大觀法): 척추의 마디마디 백광이 흘러나와 일체의 몸을 비추고 그것이 확장되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함을 관한다. 그리고 이 몸이 사대(四大)로 구성되어 있음을 관하고 일체의 인연도 사대로부터 일어나는 것을 관한다.
제13관법부터 제15관법: 사대(四大)를 자세하게 분류한 것이다.
제16관법, 보상관법(補想觀法): 이것은 이 몸이 지나치게 허약해지고 마음이 피곤해질 때, 보약으로 몸을 돋우어 보완하는 것을 관한다.
제17관법, 신념처관법(身念處觀法)과 18관법 신부정잡예상관법(身不淨雜穢想觀法): 이 몸을 오색이 감싸 청정해지고 투명해짐을 관하여 무아에 대한 이해를 넓혀간다.
제19관법, 염불관법(念佛觀法): 선난제 비구를 위하여 죄업장의 참회 및 사견과 살생의 번뇌에 대하여 설법해주는 내용이다. 선난제 비구는 염불관법을 듣고 육통(六通: 천안통, 천이통, 타심통, 숙명통, 신족통, 누진통)을 터득한다.
제20관법은 수식관법(數息觀法): 관불삼매(觀佛三昧)를 터득하고도 성현의 과보를 얻지 못하는 자는 마음이 산란하기 때문에 호흡을 통하여 마음의 안정을 기하는 관법이다.
제21관법: 가전연을 위하여 구상관법(九想觀法) 및 자심관법(慈心觀法)을 설하여 그 결과 온 몸에 온기가 흐르는 것을 느끼는 난법(暖法)을 말한다.
제22관법 및 제23관법: 정관법(頂觀法)을 중심으로 관찰하면 출정과 입정에 항상 신체가 안락함을 터득한다고 설명한다.
제24관법부터 제30관법: 地, 水, 火, 風, 五陰 등을 통하여 공(空), 무아(無我), 무상(無常), 무작(無作)에 대한 설법이다.
유통분에서는 계율을 지키고, 한적한 곳에서 마음을 안정시키며, 업장을 녹이고, 부지런히 노력하라고 당부하며 특히 이 경전에 대하여 미래 말법시대에는 범부들에게 함부로 노출시키지 말라고 당부하신 비법(秘法)이 본 선비요법경(禪秘要法經)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