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유마경(維摩經)
序 說
癸未年 晩秋, 本 牛谷禪院은 維摩經을 해제,
재편집하여 수록하였다.
이 경의 원명은 유마힐소설경 즉, 성스러운 유마힐의 설법이라는 대승경전으로 재가자(在家者) 유마힐(維摩詰)거사를 주인공으로 반야바라밀의 대승불교이념을 실천하는 심오한 진리세계를 미려한 문체로 표현하고 있다. 유마거사는 부처님 당시 바이샬리에 살면서 석가부처님의 제자들보다 더 높고 깊은 깨달음을 체득한 재가(在家)의 성자(聖者)로 등장한다. 이 경의 원형은 대승불교가 태동하던 서기 1세기경으로 그후 일곱 차례 한역되었으나 세 가지 역본(譯本)만 전해지고 있다. 7역(七譯) 3존(三存)중 구마라집의 유마힐소설경의 3권 14품은 1.불국품(佛國品) 2.방편품(方便品) 3.제자품(弟子品) 4.보살품(菩薩品) 5.문질품(問疾品) 6.부사의품(不思議品) 7.관중생품(觀衆生品) 8.불도품(佛道品) 9.입불이법문품(入不二法門品) 10.향적불품(香積佛品) 11.보살행품(菩薩行品) 12.견아촉불품(見阿觸佛品) 13.법공양품(法供養品) 14.촉루품(囑累品)으로 구성되어있다.
유마힐에 대해서 동진(東晋)의 승조(僧肇)는 '법신(法身)의 대사(大師)로서 그의 권도(權道)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고 그의 활동은 더욱 헤아릴 수 없다'하였으며, 도생(道生)은 '그의 자취가 오욕(五慾)속에 있으면서도 초연하여 물들지 않아 맑은 이름은 아득히 먼 곳까지 퍼져 있다'하였다. 또 수(隋)의 혜원(慧遠)도 '참으로 그 사람은 법신(法身)이 청정하고 신묘(神妙)하여 세속의 때를 벗어나 안으로는 덕이 가득하고 밖으로는 그 덕화(德化)가 넘쳐 무구칭(無垢稱)이라고 이름하여 역시 정명(淨名)이라고 말한다. 또 그 사람은 안으로는 진리를 품었고 교화의 힘은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며 세속의 티끌 속에 있다 하여도 결코 마음이 젖지 않고 물들었으면서도 물들지 않았으므로 이름하여 정(淨)이라 하고 무구(無垢)라고 한다'하였다.
유마경이 태동된 동기를 살펴보면, 석가부처님 입멸 후 출가교단은 상좌부와 대중부로 나누어지고 각 부는 다시 분열을 거듭하였다. 약 3백년 동안 소승12부(小乘十二部)라는 20여개 부파(部派)로 나눠져 각기 정통성을 주장하고 경(經)과 율(律), 론(論)을 만들었다. 주장과 파벌로 날을 지새우는 출가교단은 부처님의 가르침보다는 왕과 부호 권력가와 결탁, 부와 권세로 사회적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을 교단의 존립이유로 여겼다. 오늘날의 대승불교는 출가자들의 그릇된 교조주의(敎條主義), 권위주의(權威主義)에 대한 비판과 일부 본래의 가르침으로 되돌아가자는 운동에 출가교단을 외면한 재가자들의 동참으로 생겨났으며, 공(空)의 실천이념인 반야바라밀경도 이때 성립되었다. 따라서 유마경은 재가에서의 반야바라밀행과 아울러 대승불교의 근간이 되고 대승사상의 실천에 크게 이바지한 아주 소중한 경(經)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