ⅩⅢ

촉루품(囑累品)


14. 촉루품(囑累品)

부처님께서는 미륵보살에게 이르기를,
"미륵(彌勒)아 이제 나는 헤아릴 수 없이 무수한 시간동안 지어온 최고의 깨달음에 관한 가르침을 그대에게 위촉하고자 한다. 이 같은 종류의 경전은 부처가 멸한 뒤의 말세(末世)에 있어서 너희들이 초능력을 발휘하여 염부제에 널리 설하여 유포시켜 단절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앞으로의 오랜 장래에는 훌륭한 젊은 남녀나 하늘·용·귀신·건달바·나찰(羅刹) 등이 최고의 깨달음을 얻고자 원을 세워 대승의 가르침을 구하는 일이 반드시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에게 이러한 경전을 듣지 못하게 하면 뛰어난 은혜를 잃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람은 이런 경전을 들으면 반드시 마음으로부터 믿고 기쁨에 싸일 것이고, 희유한 마음을 낼 것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받아서 중생이 어떻게 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는가에 따라 이들을 위하여 널리 설해 주어야 한다.

미륵아, 보살에게는 두 가지 유형이 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나는 잡된 글귀나 무익한 말의 수식을 즐기는 것이며, 나머지 하나는 심오한 뜻과 내용을 두려워하지 않고 참으로 그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사람이다. 잡된 글귀나 무익한 말의 수식을 즐기면 그것은 수행에 겨우 들어선[新學] 보살이라고 봐야 한다. 만약 그와 같이 오염(汚染)이나 집착을 초월한 심오한 경전을 접하여도 두려워하지 않고 능히 그 안에 들고, 마음이 청정해지고, 기억하고, 독송하며, 설하는 그대로를 수행하면, 이 사람은 높은 수행을 한 사람이라고 알아야 한다.
또, 수행 길에 겨우 들어선 보살에게는 두 가지가 있어 심오한 가르침을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한다. 무엇을 둘로 보는가 하면 하나는 아직 들은 일이 없는 심오한 경전을 듣고 놀라고 두려워 의심하는 마음이 생겨서 '나는 아직 들은 일이 없다. 어디서 온 것일까'라고 의구심을 낸다. 또 하나는 이와 같이 심오한 경전을 지키고 해설하는 사람이 함께 있어도 인정하고자 하지 않고 친견하여 공양하고자 하지 않으며, 속으로 염두에 두고 있으면서 때로는 비방까지 한다. 이 두 가지를 갖춘 사람을 일컬어 수행을 겨우 시작한 보살들로서 이들은 스스로를 상하게 하고 심오한 가르침을 들으면서도 그 마음을 억제하여 다스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미륵보살아 또 두 가지가 있는데, 한 보살은 심오한 가르침을 믿고 이해하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상처를 내므로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을 수가 없다. 그 다음 하나는 초발심 보살을 경멸하며 그를 교화하고자 하지 않는다. 이 둘은 심오한 가르침을 믿고는 있으나 겉 표면만을 가지고 분별하는데 이것을 둘이라 한다."
이와 같은 세존의 말씀에 미륵보살은, "세존이시여, 참으로 훌륭합니다. 부처님의 말씀처럼 저는 나쁜 점을 멀리하고 헤아릴 수 없이 영원한 시간[無數阿僧祗劫]에 걸쳐 형성된 최고의 깨달음에 관한 가르침을 받들어 봉행 하겠습니다. 훌륭한 젊은 남녀가 대승(大乘)을 구하는 이가 있으면 이 같은 종류의 경전을 전하고, 그에게 기억력을 주어 기억하게 하고, 독송(讀誦)하게 하며, 남을 위하여 상세하게 설하도록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말세(末世)에 이와 같은 가르침을 기억하고 남을 위하여 설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는 이 미륵이 초능력을 발휘하여 성취한 일이라고 살펴 주십시오."
그러자 부처님은,
"오호 선재(善哉) 선재라. 미륵 그대의 말과 같도다. 내 기꺼이 그대의 기쁨과 함께 하리라."
이에 모든 보살들도 부처님께 합장하고 "저희들도 부처님께서 멸한 뒤에도 시방의 나라에서 이 최고의 깨달음에 이르는 가르침을 널리 유포하고 가르침을 설하는 많은 사람을 지도하여 이 경전을 이해시키겠습니다."
그때 사천왕들도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이 경전이 설해지는 모든 곳의 성과 촌락·산과 숲·광야의 어디든 저희들은 권속을 데리고 가서 미륵의 가르침을 듣고, 그 사람을 지키고, 백유순(百由旬)의 사방을 틈이 없게 하겠습니다."
또,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이 경전을 기억하여 널리 퍼지도록 하여라."라고 말씀하시자 아난은, "저는 이미 이 경전의 중요한 것을 모두 기억하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경전의 이름을 어떻게 부름이 마땅합니까."
부처님께서 이르시기를 "이 경전은 '유마힐의 설법이다'라고 이름하며 또 '불가사의한 깨달음에 드는 진리의 문[不可思議解脫法門]이라고 이름한다. 마땅히 이와 같이 여겨라."     -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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