參
禪 曲
[Ⅰ]
껄껄껄 우습도다, 허물 된 말들이 우습구나
어찌하야 허물인고 하면 본래공적(本來空寂)한 무상사(無相事)를 누설(漏泄)해서 이르려니 어찌 아니 허물인가.
평등하고 움직이지 아니해서[平等不動] 높고 낮음도 없는 것[無高下]을 구태여 자랑하니 이런고로 허물일세.
불생불멸(不生不滅) 무거래(無去來)를 닦아가라 일컬으니 그 아니 허물인가.
부증불감(不增不減) 일원상(一圓相)을 유무(有無)라 망담(妄談)하니 그 역시 허물이며, 유상무상(有相無相)이 둘 아님을 상을 세워 시비하니 허물이 더욱 깊어지네.
고락영고(苦樂榮枯) 없는 상(相)을 선업악업(善業惡業) 분별하니 설자(說者)아니 허물인가.
체동태허(體同太虛) 본적(本寂)한데 망상번뇌(妄想煩惱) 일러주니 그 아니 허물인가.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아니하여[不垢不淨] 물듦이 없는 상(相)을 유색무색(有色無色) 힐난하니 자연(自然)이 그 아니 허물일까.
방원장단(方圓長短)없는 상(相)을 성(性)은 서로 체(體)와 용(用)이 된다 주장하니 허물이라고 아니할까.
내외중간(內外中間)없는 도(道)를 찾으라고 이르니 그 어찌 허물이 없다 할까.
무거무래(無去無來) 역무주(亦無住)를 삼세거래(三世去來) 일렀으니 이 아니 허물인가.
알면서도 못 보는 것을 견성(見性)이라고 가르치니 그 역시 허물이 아니 될까. 보고도 알지 못할 일을 알라하고 가르치니 망상(妄想) 허물 절로 되네.
심행처멸(心行處滅)한데 관심(觀心)하라 일렀으니 분별(分別) 허물 아니 될까.
언어도(言語道)가 끊어졌는데 화두(話頭)하라 이르오니 희론(戱論) 허물 절로 되네.
완전함이 항상하여[完爾常存] 일어나고 없어짐이 없는데[無起滅] 사상법(四相法)을 일렀으니 그 아니 허물인가.
한 성품에 만상이 포함하는[性含萬相] 총지법(總持法)을 일물(一物)이라 일렀으니 공(空)을 잡고 있는 허물[守空]이 되었구나.
한 물건도 없어서 생각할 일이 없는 것을 생각하고 생각하라 일렀으니[無物 無念事 思念] 유상(有相) 허물 없다 할까.
기심(起心)하면 천마(天魔)이고 불기(不起)하면 음마(陰魔)이며, 기불기(起不起)는 희론마(戱論魔)니, 이렇게 헤아리면 무슨 방편(方便)을 행(行)하여야 허물 된 병(病) 다 고치고 진실도(眞實道)로 정진(精進)할꼬.
이(理)를 가지고 헤아리면 성현(聖賢)과 범부(凡夫)가 둘 아니고, 고금시종(古今始終)이 차례가 없어 팔만사천(八萬四千)의 모든 법문 모두가 허물일 것이니 범부는 길이 범부[永作凡夫]요, 성현(聖賢)은 본래성현(本來聖賢)이라, 어찌 밝고 어둡고 이롭고 둔함을 말할까나[明昧利鈍 議論].
허물을 잘 살피면 저절로 진실도(眞實道)에 들어 허물 아니 되는 묘리(妙理) 그 중에 있느니라.
출격장부(出格丈夫) 들어보소
본래공적(本來空寂) 일렀어도, 견문각지(見聞覺知) 분별(分別)
내고
평등부동(平等不動) 일렀으나, 경계 마주하면 어지럽게 움직이며
불생불멸(不生不滅) 일렀으나, 인(因) 지으면 과(果) 받으며
부증불감(不增不減) 일렀으나, 선(善)과 악(惡) 짓는 길이 다르다 하고
유상무상(有相無相) 둘 아니나, 이(理)와 사(事) 상대(相對)하고
본래청정(本來淸淨) 무물이나, 인연따라 드러남이[隨緣現色] 각각이며
고락영고(苦樂榮枯) 없다하나, 선악 귀천(貴賤)의 과보(果報)가 다르며
체동태허(體同太虛) 본적(本寂)하나, 십법계(十法界)로 분기(分岐)하며
불구부정(不垢不淨) 무염(無染)하나, 지옥천당(地獄天堂) 갖추어져 있고
방원장단(方圓長短) 없다하나, 거칠고 가는 모습[序細相]이 각각이고
내외중간(內外中間) 없다하나, 통달한 자의 마음 씀은 분명하고
거래주착(去來住着) 없다하나, 육도법계(六道法界) 갖추어져 있고
알고도 못 본다고 하나, 운동행지(運動行止) 없지 아니하고
보고도 모른다고 하나, 희노애락(喜怒哀樂) 다 누리고
심행처(心行處)가 없다하나, 어묵(語默) 중에 소소(昭昭)하고
언어도(言語道)가 끊어졌는데 때에 맞춰[臨時制變] 문답(問答)하고
완전함이 항상하다고[完爾常存] 말하나, 전혀 잡아 볼 수 없고
무물무염(無物無染) 일렀으나, 십팔계(十八界)가 손님되고
만상이 마음 안에 있다[盧含萬相 總持] 하나, 실제는 무물(無物)이고
기멸희론(起滅戱論) 일렀으나, 일진상(一眞相)이 상존(常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