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요출삼계(了出三界)
8. 요출삼계(了出三界)
又問曰 三毒六賊 廣大無邊 若唯觀心 云何免彼無窮之苦
答曰 三界業報 唯心所生 若能了心 於三界中 則出三界
또 물었다. "삼독과 육적이 광대 무변한데 오직 마음만
관한다고 해서 어떻게 한없는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대답했다. "삼계의 업보는 마음에서 생긴 것이니, 마음만 깨치면 삼계 안에
있으면서 삼계를 벗어난다."
9. 삼계원인(三界原因)
其三界者 則三毒也 貪爲欲界 嗔爲色界 癡爲無色界 由此三毒心 結集諸惡 業報成就 輪廻六趣故 名爲三界 又三毒造業輕重 受報不同 分歸六趣故 名六趣
"삼계가 바로 삼독이다. 탐심이 욕계가 되고, 성내는 마음이 색계가 되고, 어리석은 마음이 무색계가 된다. 이 삼독심이 갖가지 악을 결집하여 업보를 이루어 육도를 윤회하게 되므로 이를 삼계라 한다. 또 삼독이 짓는 업의 경중에 따라 받는 과보도 달라서 여섯 곳으로 나누어지게 되므로 육도라 하는 것이다."
10. 미현육취(迷現六趣)
又問曰 云何輕重 分之爲六
答曰 若有衆生 不了正因 迷心修善 未免三界 生於三輕趣 云何三輕 所謂 迷修十善 妄求快樂
未免貪界 生於天趣 迷持五戒 妄起愛憎 未免嗔界 生於人趣 迷執有爲 信邪求福 未免癡界
生於修羅趣 如是三類 通名三輕趣 云何三重 所謂縱三毒心 唯造惡業 若貪業重者 墮餓鬼趣
嗔業重者 墮地獄趣 癡業重者 墮畜生趣 如是三重 通前三輕 遂成六趣
물었다. "여섯 갈래로 나눠지는 가벼움과 무거움은
무엇입니까."
대답했다. "만약 어떤 중생이 바른 길을 알지 못하고 그릇된 마음으로 선(善)을
닦으면 삼계를 면하지 못해서 세가지 가벼운 곳에 태어난다. 세 가지 가벼움이란
무엇인가? 말하자면 그릇되게 십선(十善)을 닦으면서 함부로 쾌락을 누린다면 탐욕의
세계를 면치 못해 하늘[天趣]에 태어나고, 그릇된 마음으로 오계(五戒)를 지켜 함부로
사랑과 미움을 일으키면 성내는 세계를 면치 못해 인간에 태어나고 그릇되게 유위법(有爲法)에
집착하여 삿된 법을 믿어 복을 구하면 어리석은 세계를 면치 못해 아수라에 태어난다.
이런 세 종류를 세 갈래의 가벼운 길이라 한다.
무엇이 세 가지 무거운 길인가. 말하자면 삼독의 마음을 마음대로 부려 악업을 짓는
것인데, 만약 탐욕의 악업이 무거운 자는 아귀에 떨어지고, 성냄의 악업이 무거운
자는 지옥에 떨어지며, 어리석음의 악업이 무거운 자는 축생에 떨어진다. 이 세가지의
무거움과 앞의 세가지 가벼움을 합쳐 여섯 갈래[六趣]가 되는 것이다.
11. 섭심해탈(攝心解脫)
故知惡業 由自心生 但能攝心 離諸邪惡 三界六趣輪廻之苦 自然消滅 能盡諸苦則名解脫
그러므로 악업이란 오직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고, 마음을 잘 다스려 그릇되고 악한 것을 버리면 삼계와 여섯 갈래의 길로 떠도는 고통은 절로 소멸하고, 모든 고통에서 벗어난다면 이를 해탈이라 한다."
12. 즉삼독현아승지(卽三毒現阿僧祗)
又問曰 如佛所說 我於阿僧祇劫 無量勤苦 方成佛道 云何今說
唯除三毒 則名解脫
答曰 佛所說 言無虛妄也 阿僧祗者 卽三毒心也 胡名阿僧祗 漢言不可數 此心中有恒沙惡念
一一念中皆有一劫 恒沙者不可數也 以三毒惡念 如恒沙故 言不可數也 眞如之性 旣被三毒之所覆
若不超彼恒河沙惡之念 云何名解脫 今者能除貪嗔癡等三毒心 是則名爲度得三大阿僧祗劫
末世衆生愚癡鈍根 不解如來 甚深妙義 三阿僧祗秘密之說 遂言歷此塵劫 方得成佛 末劫豈不疑誤修行之人
退菩提道也
다시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나는 한없는 아승지겁을
부지런히 수행하여 불도를 이루었다'하셨는데 스님께서는 어째서 오직 삼독만을 제거하면
해탈한다 하십니까."
대답하기를 "부처님의 말씀은 진실이다. 아승지란 곧 삼독심이다. 인도어인
아승지는 한문으로 헤아릴 수 없다는 뜻이다. 마음에는 항하강가의 모래만큼이나
악한 생각이 있고, 그 낱낱의 생각 중에 다 일겁씩이 있다. 강가의 모래를 셀 수
없듯이 삼독의 악한 생각도 모래와 같으므로 셀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진여의 성품이
삼독에 덮였으니 모래 수만큼이나 많은 악한 생각을 초월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탈이라
하겠는가.
지금 탐욕, 성냄, 어리석음 등의 삼독심만 없애면 이것이 곧 세가지 큰 아승지겁을
뛰어넘는 것이 되는데, 말세 중생들은 어리석고 둔하여 부처님의 깊고 묘한 삼 아승지겁의
비밀한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한량없는 겁을 지내야만 성불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어찌 말세에 수행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잘못 알고 의심을 내게 하여 보리도(菩提道)에서
퇴보하게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13. 명삼취육바라밀(明三聚六波羅密)
又問曰 持三聚淨戒 行六波羅密方成佛道 今令學者 唯持觀心
不修戒行 云何成佛
答曰 三聚淨戒者 則除三毒心也 除一毒 成無量善 聚者會也 以除能三毒 卽有三無量善
普會於心 名三聚淨戒 六波羅密者 卽淨六根 胡名波羅密 漢言達彼岸 六根淸淨 不染世塵
卽是出煩惱 便至彼岸也 故名六波羅密
又問曰 如經所說 三聚淨戒者 誓斷一切惡 誓修一切善 誓度一切衆生 今者唯言制三毒心
豈不文義 有所乖也
答曰 佛所說經 是眞實語 應無謬也 菩薩摩訶薩 於過去因中 修菩薩行時 爲對三毒 發三誓願
持三聚淨戒 常修戒對貪毒 誓斷一切惡故 常修定對瞋毒 誓修一切善故 常修慧對痴毒
誓度一切衆生故 由持如是 戒定慧等三種等淨法故 超彼三毒惡業 成佛道也 以能除三毒
卽諸惡消滅故 名之爲斷 以能持三聚淨戒 卽諸善具足故 名之爲修 以能斷惡修善則萬行成就
自他俱利 普濟群生故 名之爲度 故知所修戒行 不離於心
또 물었다. "삼취정계(三聚淨戒)를 지키고, 또 육바라밀을
행해야 불도를 이룬다 하셨는데, 지금 수행자로 하여금 오직 마음만 관하고 계행을
닦지 않게 한다면 어떻게 성불할 수 있겠습니까."
대답했다. "삼취정계란 바로 삼독심을 제거하는 것이니, 일독(一毒)만 제거해도
한없는 선을 이루게 된다. 취(聚)란 모았다는 뜻인데, 삼독을 제거하면 곧 세 가지
무량한 선만 있게 된다. 그 선이 모두 마음에 모이게 되므로 삼취정계라 한다. 또
육바라밀이란 곧 육근을 맑게 하는 것이니, 인도에서는 바라밀이라 하고 한문으로는
피안(彼岸)에 이른다는 뜻이다. 육근이 청정하여 세상일에 물들지 않으면 곧 번뇌에서
벗어나 피안에 이르게 되므로 육바라밀이라 한다."
또 물었다. "경전에는 '삼취정계란 모든 악 끊기를 서원하고, 온갖 선 닦기를
서원하고, 모든 중생을 제도하기를 서원하는 것이다'고 했는데, 지금은 오직 삼독심만
제거하라 하시니 이는 경문의 뜻과 어긋나는 것이 아닙니까."
대답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경전은 진실한 말씀이라 거짓됨이 없다. 보살마하살이
과거세상에서 인행(因行: 부처가 되기 위해 수행함)의 지위에서 보살행을 닦을 때,
삼독을 없애기 위해 세 가지 서원을 세워 삼취정계를 지녔다. 항상 계행을 닦은 것은
탐욕의 독을 제거하여 모든 악 끊기를 서원한 때문이며, 선정(禪定)을 닦은 것은
성냄의 독을 제거하여 모든 선 닦기를 서원한 때문이요, 항상 지혜를 닦은 것은 모든
어리석은 독을 제거하여 일체 중생을 제도하려는 서원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처럼
계·정·혜의 세 가지 청정한 법을 지킴으로써 삼독의 악업을 벗어나 불도를 이루는
것이다. 삼독을 끊으면 모든 악이 소멸되기 때문에 '끊는다'라고 한 것이며, 삼취정계를
지키면 모든 선이 갖추어지므로 '닦는다'라고 한 것이고, 악을 끊고 선을 닦으면
모든 수행이 성취되어 자타가 이롭게 되어 널리 중생을 구제하기 때문에 '제도한다'고
한 것이다. 그러므로 계행을 닦는 것도 마음을 떠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