Ⅵ
공덕(功德)
20. 공덕(功德)
위사군이 예배하고 스스로 말하였다.
"큰스님께서 법을 설하심은 실로 부사의합니다. 제자가 일찌기 조그마한 의심이
있어서 큰스님께 여쭙고자 하오니, 바라건대 큰스님께서는 대자대비로 제자를 위하여
말씀하여 주소서."
육조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의심이 있거든 물으라. 어찌 두 번 세 번 물을 필요가 있겠는가."
위사군이 물었다.
"대사께서 설하신 법은 서쪽 나라에서 오신 제일조 달마조사의 종지가 아닙니까?"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제자가 듣자오니 달마대사께서 양무제를 교화하실 때, 양무제가 달마대사께
묻기를, '짐이 한평생 동안 절을 짓고 보시를 하며 공양을 올렸는데 공덕이 있습니까?'라고
하자, 달마대사께서 '전혀 공덕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시니, 무제는 불쾌하게 여겨
마침내 달마를 나라 밖으로 내보내었다고 하는데 이 말을 잘 알지 못하겠습니다.
청컨대 큰스님께서는 말씀해 주십시오."
육조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실로 공덕이 없으니, 사군은 달마대사의 말씀을 의심하지 말라. 무제가 삿된
길에 집착하여 바른 법을 모른 것이니라."
使君 禮拜 自言 和尙說法 實不思議 弟子嘗有少疑 欲問和尙 望和尙 大慈大悲 爲弟子說 大師言 有疑卽問 何須再三 使君問 法 可不 是西國第一祖達磨祖師宗旨 大師言是 弟子見說 達磨大師化梁武帝 問達磨 朕 一生已來 造寺布施供養 有功德否 達磨答言 병無功德 武帝추창 遂遣 達磨 出境 未審此言 請和尙說 六祖言 實無功德 使君 勿疑達磨大師言 武帝 著邪道 不識正法
위사군이 물었다.
"어찌하여 공덕이 없습니까?"
육조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절을 짓고 보시하며 공양을 올리는 것은 다만 복을 닦는 것이다. 복을 공덕이라고
하지는 말라. 공덕은 법신에 있고 복밭에 있지 않으니라.
자기의 법성에 공덕이 있나니, 견성이 곧 공(功)이요, 평등하고 곧음이 곧 덕(德)이니라.
안으로 불성을 보고 밖으로 공경하라. 만약 모든 사람을 경멸하고 아상(我相)을 끊지
못하면 곧 스스로 공덕이 없고 자성은 허망하여 법신에 공덕이 없느니라.
생각마다 덕을 행하고 마음이 평등하여 곧으면 공덕이 곧 가볍지 않으니라. 그러므로
항상 공경하고 스스로 몸을 닦는 것이 곧 공이요, 스스로 마음을 닦는 것이 곧 덕이니라.
공덕은 자기의 마음으로 짓는 것이다. 이같이 복과 공덕이 다르거늘 무제가 바른
이치를 알지 못한 것이요, 달마대사께 허물 있는 것이 아니니라."
使君 問 何以無功德 和尙 言 造寺布施供養 只是修福 不可將福 以爲功德 功德在法身 非在於福田 自法性 有功德 見性 是功 平直是德 內見佛性 外行恭敬 若輕一切人 吾我不斷 卽自無功德 自性虛妄 法身 無功德 念念德行 平等直心 德卽不輕 常行於敬 自修身 卽功 自修心 卽德 功德 自心作 福與功德別 武帝不識正理 非祖大師有過
* 견성시공(見性是空: 견성이 공임)…참다운 공덕은 오직 견성 뿐이다.
21. 서방(西方)
위사군이 예배하고 또 물었다.
"제자가 보오니 스님과 도교인과 속인들이 항상 아미타불을 생각하면서 서쪽
나라에 가서 나기를 바랍니다. 청컨대 큰스님께서는 말씀해 주십시오. 저기에 날
수가 있습니까? 바라건대 의심을 풀어 주소서."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사군은 들으라. 혜능이 말하여 주리라. 세존께서 사위국에 계시면서 서방정토에로
인도하여 교화해 말씀하셨느니라. 경에 분명히 말씀하기를 '여기서 멀지 않다'고
하였다. 다만 낮은 근기의 사람을 위하여 멀다 하고, 가깝다고 말하는 것은 다만
지혜가 높은 사람 때문이니라.
사람에는 자연히 두 가지가 있으나 법은 그렇지 않다. 미혹함과 깨달음이 달라서
견해에 더디고 빠름이 있을 뿐이다. 미혹한 사람은 염불하여 저곳에 나려고 하지만
깨친 사람은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한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그 마음이 깨끗함을
따라서 부처의 땅도 깨끗하다'고 말씀하셨느니라.
사군아, 동쪽 사람일지라도 다만 마음이 깨끗하면 죄가 없고, 서쪽 사람일지라도
마음이 깨끗하지 않으면 허물이 있느니라. 미혹한 사람은 가서 나기를 원하나 동방과
서방은 사람이 있는 곳으로는 다 한 가지니라.
다만 마음에 깨끗지 않음이 없으면 서방정토가 여기서 멀지 않고, 마음에 깨끗지
아니한 생각이 일어나면 염불하여 왕생하고자 하여도 이르기 어렵느니라.
십악(十惡)을 제거하면 곧 십만 리를 가고, 팔사(八邪)가 없으면 곧 팔천 리를 지난
것이다. 다만 곧은 마음을 행하면 도달하는 것은 손가락 퉁기는 것과 같으니라.
사군아, 다만 십선(十善)을 행하라. 어찌 새삼스럽게 왕생하기를 바랄 것인가.
십악의 마음을 끊지 못하면 어느 부처가 와서 맞이하겠는가.
만약 남(生)이 없는 돈법(頓法)을 깨치면 서방정토를 찰나에 볼 것이요, 만약 돈교의
큰 가르침을 깨치지 못하면 염불을 하여도 왕생할 길이 멀거니, 어떻게 도달하겠는가?"
使君 禮拜 又問 弟子見僧道俗 常念阿彌陀佛 願往生西方 請和尙 說 得生 彼否 望爲破疑 大師言 使君 聽 惠能 與說 世尊 在舍衛國 說西方引化 經文 分明 去此不遠 只爲下根 說遠 說近 只緣上智 人自兩種 法無不同 迷悟有殊 見有遲疾 迷人 念佛生彼 悟者 自淨其心 所以佛言 隨其心淨 則佛 土淨 使君 東方 但淨心 無罪 西方 心不淨 有愆 迷人 願生 東方西方 所在處 皆一種 心但無不淨 西方 去此不遠 心起不淨之心 念佛往生難到 除十惡 卽行十萬 無八邪 卽過八千 但行直心 到如彈指 使君 但行十善 何須更願往生 不斷十惡之心 何佛 卽來迎請 若悟無生頓法 見西方 只在刹那 不悟頓敎大乘 念佛 往生路遙 如何得達
육조께서 말씀하셨다.
"혜능이 사군을 위하여 서쪽 나라를 찰나 사이에 옮겨 눈앞에 바로 보게 하리니
사군은 보기를 바라는가?"
위사군이 예배하며 말하였다.
"만약 여기서 볼 수 있다면 하필 가서 나겠습니까. 원컨대 스님께서 자비로써
서쪽 나라를 보여 주시면 매우 좋겠습니다."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문득 서쪽 나라를 보아 의심이 없을 터이니 당장 흩어져라."
대중들이 놀라 무슨 일인지 모르자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대중은 정신 차리고 들으라. 세상 사람의 자기 색신은 성(城)이요 눈·귀·코·혀·몸은
곧 성의 문이니 밖으로 다섯 문이 있고 안으로 뜻의 문이 있다.
마음은 곧 땅이요, 성품은 곧 왕(王)이니 성품이 있으면 왕이 있고 성품이 가매 왕은
없느니라. 성품이 있으매 몸과 마음이 있고 성품이 가매 몸과 마음이 무너지느니라.
부처는 자기의 성품이 지은 것이니, 몸밖에서 구하지 말라. 자기의 성품이 미혹하면
부처가 곧 중생이요, 자기의 성품이 깨달으면 중생이 곧 부처이니라.
자비는 곧 관음이요, 희사는 세지라고 부르며, 능희 깨끗함은 석가요, 평등하고 곧음은
미륵이니라. 인아상은 수미요, 삿된 마음은 큰 바다이며 번뇌는 파랑이요, 독한 마음은
악한 용이며 진로는 고기와 자라요, 허망함은 곧 귀신이며 삼독은 곧 지옥이요, 어리석음은
곧 짐승이며 십선은 천당이니라.
인아상이 없으면 수미산이 저절로 거꾸러지고 삿된 마음을 없애면 바닷물이 마르며
번뇌가 없으면 파랑이 없어지고 독해(毒害)를 제거하면 고기와 용이 없어지느니라."
六祖言 惠能 與使君 移西方刹那間 目前便見 使君 願見否 使君 禮拜 若此得見 何須往生 願和尙 慈悲 爲現西方 大善 大師言 唐見西方無疑 卽散 大衆 愕然 莫知何事 大師曰 大衆 大衆 作意聽 世人 自色身 是城 眼耳鼻舌身 卽是城門 外有五門 內有意門 心卽是地 性卽是王 性在王在 性去王無 性在身心 存 性去身心壞 佛是自性作 莫向身外求 自性 迷 佛卽衆生 自性 悟 衆生 卽是佛 慈悲 卽是 觀音 喜捨 名爲勢至 能淨 是釋迦 平直 是彌勒 人我 是須彌 邪心 是大海 煩惱 是波浪 毒心 是惡龍 塵勞 是魚鱉 虛妄 卽是神鬼 三毒 卽是地獄 愚癡 卽是畜生 十善 是天堂 無人我 須彌自倒 除邪心 海水竭 煩惱無 波浪滅 毒害除 魚龍絶
"자기 마음의 땅위에 깨달은 성품[覺性]의 부처가
큰 지혜를 놓아서 그 광명이 비추어 여섯 문이 청정하게 되고 욕계의 모든 여섯 하늘들을
비추어 부수고, 아래로 비추어 삼독을 제거하면 지옥이 일시에 사라지고 안팎으로
사무쳐 밝으면 서쪽 나라와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이 수행을 닦지 아니하고 어찌
피안(彼岸)에 이르겠는가."
법문을 들은 법좌(法座) 아래서는 찬탄하는 소리가 하늘에 사무쳤으니, 응당 미혹한
사람도 문득 밝게 볼 수 있었다.
위사군이 예배하며 찬탄하여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훌륭하십니다! 널리 원하옵나니, 법계의 중생으로 이 법을 듣는
이는 모두 일시에 깨쳐지이다."
自心地上 覺性如來 放大智惠 光明 照耀 六門 淸淨 照破六欲諸天 下照 三毒 若除 地獄 一時消滅 內外明徹 不異西方 不作此修 如何到彼 座下聞說 讚聲 徹天 應是迷人 了然便見 使君 禮拜 讚言善哉善哉 普願法界衆生 聞者 一時悟解
* 안팎이 사무쳐 밝으면 서방정토와 다르지 않다[內外明徹不異西方]…내외명철 한 제불의 정토 이외에는 모두 꿈속의 장엄인 것이다.
22. 수행(修行)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선지식들아, 만약 수행하기를 바란다면 세속에서도 가능한 것이니, 절에 있다고만
되는 것이 아니다. 절에 있으면서 닦지 않으면 서쪽 나라 사람의 마음이 악함과 같고,
세속에 있으면서 수행하면 동쪽 나라 사람이 착함을 닦는 것과 같다. 오직 바라건대,
자기 스스로 깨끗함을 닦으라. 그러면 이것이 곧 서쪽 나라이니라."
위사군이 물었다.
"화상(和尙)이시여, 세속에 있으면서는 어떻게 닦습니까? 원하오니 가르쳐 주소서."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선지식들아, 혜능이 도속(道俗)을 위하여 '모양없는 게송'을 지어 주리니 다들
외어 가지라. 이것을 의지하여 수행하면 항상 혜능과 더불어 한 곳에 있음과 다름이
없느니라."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설법도 통달하고 마음도 통달함이여!
해가 허공에 떠오름과 같나니
오직 돈교의 법만을 전하여
세상에 나와 삿된 종취를 부수는 도다.
가르침에는 돈(頓)과 점(漸)이 없으나
미혹함과 깨침에 더디고 빠름이 있나니
만약 돈교의 법을 배우면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미혹하지 않느니라.
설명하자면 비록 일만 가지이나
그 낱낱을 합하면 다시 하나로 돌아오나니
번뇌의 어두운 집속에서
항상 지혜의 해가 떠오르게 하라.
삿됨은 번뇌를 인연하여 오고
바름(正)이 오면 번뇌가 없어지나니
삿됨과 바름을 다 버리면
깨끗하여 남음 없음에 이르는 도다.
보리는 본래 깨끗하나
마음 일으키는 것이 곧 망상이라
깨끗한 성품이 망념 가운데 있나니
오직 바르기만 하면 세 가지 장애를 없애는 도다.
만약 세간에서 도를 닦을 진대는
일체가 다 방해롭지 않나니
항상 허물을 드러내어 자기에게 있게 하라.
도와 더불어 서로 합하는 도다.
형상이 있는 것에는 스스로 도가 있거늘
도를 떠나 따로 도를 찾는지라
도를 찾아도 도를 보지 못하나니
필경은 도리어 스스로 고뇌하는 도다.
만약 애써 도를 찾고자 할진대는
행동의 바름이 곧 도이니
스스로에게 만약 바른 마음이 없으면
어둠 속을 감이라 도를 보지 못하느니라.
만약 참으로 도를 닦는 사람이라면
세간의 어리석음을 보지 않나니
만약 세간의 잘못을 보면
자기의 잘못이라 도리어 허물이로다.
남의 잘못은 나의 죄과요
나의 잘못은 스스로 죄 있음이니
오직 스스로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번뇌를 쳐부수어 버리는 도다.
만약 어리석은 사람을 교화하고자 할진대는
모름지기 방편이 있어야 하나니
저로 하여금 의심을 깨뜨리게 하지 말라.
이는 곧 보리가 나타남이로다.
법은 원래 세간에 있어서
세간에서 세간을 벗어나나니
세간을 떠나지 말며
밖에서 출세간(出世間)의 법을 구하지 말라.
삿된 견해가 세간이요
바른 견해는 세간을 벗어남이니
삿됨과 바름을 다 쳐 물리치면
보리의 성품이 완연하리로다.
이는 다만 단박 깨치는 가르침이며
또한 대승이라 이름하나니
미혹하면 수많은 세월을 지나나
깨치면 잠깐 사이로다.
大師言 善知識 若欲修行 在家 亦得 不由在寺 在寺不修 如西方心惡之人 在家若 修行 如東方人修善 但願自家修淸淨 卽是西方 使君 問 和尙 在家如何修 願爲指授 大師言 善知識 惠能 與道俗作無相頌 盡誦取 依此修行 常與惠能 一處無別 頌曰
說通及心通 如日至虛空.
惟傳頓敎法 出世破邪宗.
敎卽無頓漸 迷悟有遲疾.
若學頓敎法 愚人不可迷.
說卽雖萬般 合離還歸一.
煩惱暗宅中 常須生慧日.
邪來因煩惱 正來煩惱除.
邪正俱不用 淸淨至無餘.
菩提本淸淨 起心卽是妄.
淨性在妄中 但正除三障.
世間若修道 一切盡不妨.
常現在己過 與道卽相當
色類自有道 離道別覓道.
覓道不見道 到頭還自懊.
若欲貪覓道 行正卽是道.
自若無正心 暗行不見道.
若眞修道人 不見世間愚.
若見世間非 自非却是左.
他非我有罪 我非自有罪.
但自去非心 打破煩惱碎.
若欲化愚人 是須有方便.
勿令破彼疑 卽是菩提見.
法元在世間 於世出世間.
勿離世間上 外求出世間.
邪見是世間 正見出世間.
邪正悉打却 菩提性宛然
此但是頓敎 亦名爲大乘.
迷來經累劫 悟則刹那間.
* '오직 돈교의 법만을 전하여 세상에 나와 삿된 종취를 부순다[唯傳頓敎法하야出世破邪宗이로다]'…육조스님은 <단경>전체를 통하여 돈오돈수(頓悟頓修)하는 돈교법만을 설하였으므로, 돈법(頓法) 이외는 모두 사종(邪宗)이라고 배척하였으니 이는 최사현정(최邪顯正)의 대자비인지라, 육조의 법손(法孫)으로서 점수(漸修) 운운하는 것은 육조를 반역(反逆)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