Ⅹ
진불(眞佛)
31. 진불(眞佛)
법해가 또 여쭈었다.
"큰스님께서 이제 가시면 무슨 법을 부촉하여 남기시어, 뒷 세상 사람으로 하여금
어떻게 부처님을 보게 하시렵니까?"
육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들으라. 뒷세상의 미혹한 사람이 중생을 알면 곧 능히 부처를 볼
것이다. 만약 중생을 알지 못하면 만겁토록 부처를 찾아도 보지 못하리라. 내가 지금
너희로 하여금 중생을 알아 부처를 보게 하려고 다시 '참 부처를 보는 해탈의 노래[見眞佛解脫頌]'를
남기리니, 미혹하면 부처를 보지 못하고 깨친 이는 곧 보느니라."
"법해는 듣기를 바라오며 대대로 유전하여 세세생생에 끊어지지 않게 하리이다."
육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는 들으라. 내 너희들을 위하여 말하여 주리라. 만약 뒷세상 사람들이
부처를 찾고자 할진대는 오직 자기 마음의 중생을 알라. 그러면 곧 능히 부처를 알게
되는 것이니, 곧 중생이 있음을 인연하기 때문이며, 중생을 떠나서는 부처의 마음이
없느니라.
미혹하면 부처가 중생이요 깨치면 중생이 부처이며
우치하면 부처가 중생이요 지혜로우면 중생이 부처니라.
마음이 험악하면 부처가 중생이요 마음이 평등하면 중생이 부처이니
한평생 마음이 험악하면 부처가 중생 속에 있도다.
만약 한 생각 깨쳐 평등하면 곧 중생이 스스로 부처이니
내 마음에 스스로 부처가 있음이라 자기 부처가 참 부처이니
만약 자기에게 부처의 마음이 없다면
어느 곳을 향하여 부처를 구하리요."
法海又白 大師今去 留付何法 令後代人 如何見佛 六祖言 汝聽 後代迷人 但 識衆生 卽能見佛 若不識衆生 覓佛萬劫 不得見也 吾今敎汝 識衆生 見佛 更留見眞佛解脫頌 迷卽不見佛 悟者卽見 法海願聞 代代流傳 世世不絶 六祖言 汝聽 吾與汝說 後代世人 若欲覓佛 但識自心衆生 卽能識佛 卽緣有衆生 離衆生無佛心
迷卽佛衆生
悟卽衆生佛
愚癡佛衆生 智惠衆生佛
心險佛衆生 平等衆生佛
一生心若險 佛在衆生中
一念悟若平 卽衆生自佛
我心自有佛 自佛是眞佛
自若無佛心 向何處求佛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문인들은 잘 있거라. 내가 게송 하나를 남기리니 '자성진불해탈송' 이라고
이름하느니라. 뒷 세상에 미혹한 사람이 이 게송의 뜻을 들으면 곧 자기의 마음,
자기 성품의 참 부처를 보리라. 너희에게 이 게송을 주면서 내 너희와 작별하리라."
게송을 말씀하셨다.
진여의 깨끗한 성품이 참 부처요
삿된 견해의 삼독이 곧 참 마군(魔軍)이니라.
삿된 생각 가진 사람은 마군이 집에 있고,
바른 생각 가진 사람은 부처가 곧 찾아오는 도다.
성품 가운데서 삿된 생각인 삼독이 나나니,
곧 마왕이 와서 집에 살고
바른 생각이 삼독의 마음을 스스로 없애면
마군이 변하여 부처되나니, 참되어 거짓이 없도다.
화신과 보신과 정신(淨身)이여,
세 몸이 원래로 한 몸이니
만약 자신(自身)에게서 스스로 보는 것을 찾는다면
곧 부처님의 깨달음을 성취하는 씨앗이니라.
본래 화신으로부터 깨끗한 성품 나는지라.
깨끗한 성품은 항상 화신 속에 있고
성품이 화신으로 하여금 바른 길을 행하게 하면
장차 원만하여 참됨이 다함 없도다.
음욕의 성품은 본래 몸의 깨끗한 씨앗이니,
음욕을 없애고는 깨끗한 성품의 몸이 없다.
다만 성품 가운데 있는 다섯 가지 욕심을 스스로 여의면
찰나에 성품을 보나니, 그것이 곧 참[眞]이로다.
만약 금생에 돈교의 법문을 깨치면
곧 눈앞에 세존을 보려니와
만약 수행하여 부처를 찾는다고 할진대는
어느 곳에서 참됨을 구해야 할지 모르는 도다.
만약 몸 가운데 스스로 참됨 있다면
그 참됨 있음이 곧 성불하는 씨앗이니라.
스스로 참됨을 구하지 않고 밖으로 부처를 찾으면,
가서 찾음이 모두가 크게 어리석은 사람이로다.
돈교의 법문을 이제 남겼나니
세상 사람을 구제하고 모름지기 스스로 닦으라.
이제 세간의 도를 배우는 이에게 알리노니,
이에 의지하지 않으면 크게 부질없으리로다.
大師言 汝等門人 好住 吾留一頌 名自性眞佛解脫頌 後代迷人
聞此頌意 卽見自心自性眞佛 與汝此頌 吾共汝別 頌曰
眞如淨性是眞佛 邪見三毒是眞魔
邪見之人魔在舍 正見之人佛則過
性中邪見三毒生 卽是魔王來住舍
正見自除三毒心 魔變成佛眞無假.
化身報身及淨身 三身元本是一身
若向身中覓自見 卽是成佛菩提因
本從化身生淨性 淨性常在化身中
性使化身行正道 當來圓滿眞無窮
狀性本身淸淨因 除狀卽無淨性身
性中但自離五欲 見性刹那卽是眞
今生若悟頓敎門 悟卽眼前見世尊
若欲修行云覓佛 不知何處欲求眞
若能身中自有眞 有眞卽是成佛因
自不求眞外覓佛 去覓 是大癡人
頓敎法門今已留 救度世人須自修
今報世間學道者 不依此是大悠悠
* 게송 가운데서 '멱자견(覓自見)'을, '찾아서 스스로 본다'고 하면 견성(見性)으로 해석될 염려가 있으므로 '스스로 보는 것을 찾는다'고 번역하였다. 유통본에는 '약향성중능자견 즉시성불보리인(若向性中能自見 卽是成佛菩提因)'이라고 하였는 바, '성중자견(性中自見)'은 견성이며 '견성이 곧 성불'임은 <단경>의 근본사상으로서 성불하는 씨앗[成佛因]이 될 수 없으므로, 이는 크게 잘못된 것이며 <지침(指針)> 가운데서 이미 지적하였다.
32. 멸도(滅度)
대사께서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드디어 문인들에게 알리셨다.
"너희들은 잘 있거라. 이제 너희들과 작별하리라.
내가 떠난 뒤에 세상의 인정으로 슬피 울거나, 사람들의 조문과 돈과 비단을 받지
말며, 상복을 입지 말라. 이러한 것은 성인의 법이 아니며 나의 제자가 아니니라.
내가 살아 있던 날과 한가지로 일시에 단정히 앉아서 움직임도 없고 고요함도 없으며,
남도 없고 없어짐도 없으며, 감도 없고 옴도 없으며, 옳음도 없고 그름도 없으며,
머무름도 없고 감도 없어서 탄연히 적정하면 이것이 큰 도이니라, 내가 떠난 뒤에
오직 법에 의지하여 수행하면 내가 있던 날과 한가지일 것이나, 내가 만약 세상에
있더라도 너희가 가르치는 법을 어기면 내가 있은들 이익이 없느니라."
대사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고 밤 삼경에 이르러 문득 돌아가시니, 대사의 춘추는
일흔여섯이었다.
大師說偈已了 遂告門人曰 汝等 好住 今共汝別 吾去已後 莫作世情悲泣 而受人弔問錢帛 著孝衣 卽非聖法 非我弟子 如吾在日一種 一時端坐 但無動無靜 無生無滅 無去無來 無是無非 無主無往 坦然寂靜 卽是大道 吾去已後 但依法修行 共吾在日一種 吾若在世 汝違敎法 吾住無益 大師云此語已 夜至三更 奄然遷化 大師春秋七十有六
대사께서 돌아가신 날, 절 안은 기이한 향내가 가득하여
여러 날이 지나도 흩어지지 않았고, 산이 무너지고 땅이 진동하며 숲의 나무가 희게
변하고 해와 달은 광채가 없고 바람과 구름이 빛을 잃었다.
팔월 삼일에 돌아가시고 동짓달에 이르러 큰스님의 영구를 모시어 조계산에 장사
지내니, 용감(龍龕) 속에서 흰 빛이 나타나 곧장 하늘 위로 솟구치다가 이틀만에
비로소 흩어졌으며, 소주 자사 위거는 비(碑)를 세우고 지금까지 공양하니라.
大師滅度之日 寺內異香온온 經數日不散 山崩地動 林木變白 日月無光 風雲失色 八月三日 滅度 至十一月 迎和尙神座於曹溪山葬 在龍龕之內 白光 出現 直上衝天二日始散 韶州刺使韋 立碑 至今供養
33. 후기(後記)
이 단경은 상좌인 법해스님이 모은 것이다. 법해스님이 돌아가니 같이 배운 도제스님에게 부촉하였고, 도제스님이 돌아가니 문인 오진스님에게 부촉하였는데, 오진스님은 영남 조계산 법흥사에서 지금 이 법을 전수하니라.
此壇經 法海上座集 上座無常 付同學道 道 無常 付門人悟眞 悟眞 在嶺南曹溪山法興寺 見今傳授此法
만약 이 법을 부촉할진대는 모름지기 상근기의 지혜라야 하며, 마음으로 불법을 믿어 큰 자비를 세우고 이 경을 지니고 읽어 의지를 삼아 이어받아서 지금까지 끊이지 않는다.
如付此法 須得上根智 心身佛法 立大悲持此經 以爲依承 於今不絶.
법해스님은 본래 소주 곡강현 사람이다. 여래께서 열반하시고
법의 가르침이 동쪽 땅으로 흘러서 머무름이 없음을 함께 전하니, 곧 나의 마음이
머무름이 없음이로다.
이 진정한 보살이 참된 종취를 설하고 진실한 비유를 행하여 오직 큰 지혜의 사람만을
가르치나니, 이것이 뜻의 의지하는 바이다.
무릇 제도하기를 서원하고 수행하고 수행하되, 어려움을 만나서는 물러서지 않고,
괴로움을 만나서도 능히 참아 복과 덕이 깊고 두터워야만 바야흐로 이 법을 전할
것이다. 만약 근성이 감내하지 못하고 재량이 좋지 못하면 모름지기 이 법을 구하더라도
법을 어긴 덕 없는 이에게는 망령되이 단경을 부촉하지 말 것이니, 도를 같이 하는
모든 이에게 알려 비밀한 뜻을 알게 하노라.
和尙 本是韶州曲江縣人也 如來入涅槃 法敎流東土 共傳無住 卽我心無住 此眞菩薩 說眞宗 行實喩 唯敎大智人 是旨依 凡度誓修修行行 遭難不退 遇苦能忍 福德深厚 方授此法 如根性 不堪 材量 不得 須求此法 違律不德者 不得妄付壇經 告諸同道者 令知密意
* 도제(道 )·오진(悟眞)…도제는 법해(法海)의 동학(同學)이니 육조의 문인이요, 오진은 도제의 문인이니 육조의 손제자이다. 이는 단경 전수의 계맥(系脈)이니, 돈황원본은 오진 이전의 최고본(最古本)임이 분명하며, 일천여 년간 돈황석굴(敦煌石窟)에 비장(秘藏)되어 유통본처럼 뒷사람들의 첨삭(添削)이 없으므로 육조의 성의(聖意)를 전한 진본(眞本)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