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問曰 和尙旣云一切處總是無心 卽合無有罪福 何故衆生 輪廻六趣
生死不斷
答曰 衆生迷妄 於無心中而妄生心 造種種業 妄執爲有 足可致使輪 六趣 生死不斷 譬有人於暗中見
爲鬼 見繩爲蛇 便生恐怖 衆生妄執 亦復如是 於無心中 妄執有心 造種種業 而實無不輪
六趣 如是衆生 若遇大善知識 敎令坐禪 覺悟無心 一切業障 盡皆銷滅 生死卽斷 譬如暗中
日光一照 而暗皆盡 若悟無心 一切罪滅 亦復如是
"대사께서 모든 것이 다 無心이라고 하셨으니, 그렇다면
죄도 복도 없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중생들은 육취에 윤회하며 생사가
끊기지 않습니까?"
"중생이 어리석어 無心 가운데서 헛되이 마음을 내어 갖가지 업을 짓고 헛되이
있다고 집착하여, 마침내는 육취에 윤회하며 생사가 끊기지 않게 된 것이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어두운 데서 나무 그루터기를 도깨비로 보거나 새끼줄을 뱀으로 보아
공포심을 내는 것과 같다. 중생의 망집도 그러해서 無心 가운데서 헛되이 마음이
있다고 집착하여 갖가지 업을 지으나, 실제로는 육취에 윤회하지 않음이 없다. 이런
중생이 만일 대 선지식을 만나 지도를 받아 좌선하여 無心을 깨치면, 모든 업장이
녹아 없어져 생사가 끊긴다. 마치 어두운 곳에 햇빛이 한 번 비치면 어둠이 싹 가시듯,
無心을 깨칠 때 모든 죄가 없어지는 것도 그러하다.
[5]
問曰 弟子愚昧 心猶未了 審一切處六根所用者 應答曰語
種種施爲煩惱菩 提生死涅槃 定無心否
答曰 定是無心 只爲衆生妄執有心 卽有一切煩惱生死菩提涅槃 若覺無心 卽無一切煩惱生死菩提涅槃
是故如來爲有心者說有生死 菩提 對煩惱得名 涅槃者 對生死得名 此皆對治之法 若無心可得
卽煩惱菩提亦不可得 乃至生死涅槃 亦不可得
"제가 어리석어 마음이 아직도 석연치 않습니다.
육근이 작용하는 모든 곳 즉 대답하고 말함과 갖가지 움직임과 번뇌, 보리와 생사
열반이 無心이란 말입니까"
"그럼, 無心이다. 다만 중생이 마음이 있다고 헛되이 집착하여 번뇌·생사 보리·열반
등 모든 것이 있게 된 것이니, 만일 無心을 깨치기만 한다면 번뇌·생사·보리·열반
등이 모두 없어진다. 그러므로 여래는 마음이 있는 자를 위해 생사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마찬가지로 보리는 번뇌를 상대로 생긴 개념이고 열반은 생사를 상대로 생긴 개념으로서,
모두가 다스리는[對治] 법이다. 그러므로 얻을 마음이란 것이 없다면 번뇌, 보리도
얻을 것이 없고 나아가 생사, 열반도 얻을 것이 없다."
[6]
問曰 菩提涅槃 旣不可得 過去諸佛 皆得菩提 此謂可乎
答曰 但以世諦文字之言 得 於眞諦 實無可得 故維摩經云 菩提者不可以身得 不可以心得
又金剛經云 無有少法可得 諸佛如來但以不可得而得 當知有 心卽一切有 無心卽一切無
"보리도 열반도 얻을 것이 없다고 한다면, 과거 부처님들이
모두 보리를 얻었다는 말이 어떻게 성립될 수 있습니까?"
"다만 세속 이치인 문자로 말해서 얻었다는 것이지. 진실된 이치에서는 사실상
얻을 것이 없다. 그러므로 [유마경]에서도 '보리란 몸으로도 얻을 수 없고 마음으로도
얻을 수 없다'하였고, [금강경]에서도'조금도 얻을 법이 없으니, 모든 부처 여래는
다만 얻을 것 없음으로 얻으신다'하였다. 그러므로 마음 있으면 모든 것이 있고,
마음이 없으면 모든 것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
[7]
問曰 和尙旣云 於一切處盡皆無心 木石亦無心 豈不同於木石乎
答曰 而我無心 心不同木石 何以故 譬如天鼓 雖復無心 自然出種種妙法 敎化衆生 又如如意珠
雖復無心 自然能作種種變現 而我無心 亦復如是 雖復無心 善能覺了 諸法實相 具眞般若
三身自在 應用無妨 故寶積經云 以無心意而現行 豈同木石乎 夫無心者 卽眞心也 眞心者
卽無心也
"대사께서는 모든 것이 다 無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나무나 돌도 無心인데 어째서 '마음은' 목석과 다릅니까?"
"내가 無心이라 할 때 그 마음은 목석과는 다르다. 어째서 그런가? 마치 하늘
북이 전혀 마음이 없으나 갖가지 묘한 법을 저절로 흘려내어 중생을 교화하듯, 여의주가
전혀 마음이 없으나 갖가지 변화된 모습을 자연히 지어 보이듯, 나의 無心도 그러하여
비록 마음이 없으나 제법실상을 잘 깨달아 참된 반야를 갖추어 삼신이 자재하여 응용에
막힘이 없다. 그러므로 <보적경>에 '마음 없이 행동을 나툰다'고 하였으니
어찌 목석과 같겠는가. 이 無心이란 곧 진심을 말한다. 진심이 바로 無心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