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돈오(頓悟)는 단바라밀(檀波蘿蜜)로부터

 

10. 돈오(頓悟)는 단바라밀(檀波蘿蜜)로부터

이 돈오의 문은 어디로부터 들어갑니까?
"단바라밀(檀波羅蜜)로부터 들어가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육바라밀이 보살의 행(行)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무슨 까닭으로 단바라밀 하나만을 말씀하시며 어떻게 구족하여야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미혹한 사람은 다섯바라밀이 모두 단바라밀로 말미암아 나는 것인줄 알지 못한 것이니 오직 단바라밀만을 수행하면 곧 육바라밀을 모두 구족하는 것이니라."
어떤 인연으로 단바라밀이라고 합니까?
"단(檀)이란 보시(布施)를 말하느니라."
어떤 물건을 보시하는 것입니까?
"두 가지 성품을 보시해 버리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두 가지 성품입니까?
"선과 악의 성품을 보시해 버리는 것이며, 있음과 없음의 성품, 사랑함과 미워함의 성품, 공과 공 아님의 성품, 정과 정 아님의 성품과 깨끗함과 깨끗하지 아니함의 성품을 보시해 버려서 일체 모든 것을 전부 보시해 버리면 두 가지 성품이 공함을 얻느니라.
만약 두 가지 성품이 공함을 얻을 때에 또한 두 가지 성품이 공하다는 생각을 짓지 아니하며 또 보시한다는 생각을 짓지 아니함이 곧 진실로 보시바라밀을 실행하는 것이니 만 가지 인연이 함께 끊어진다고 하느니라. 만 가지 인연이 함께 끊어진다 함은 곧 일체 법의 성품이 공한 것이니, 법의 성품이 공하다 함은 곧 일체처에 무심함이니라.
만약 일체처에 무심함을 얻었을 때에는 한 모양[一相]도 얻을 수 없으니, 왜냐하면 자성이 공한 까닭에 한 모양도 얻을 수 없느니라.
한 모양도 얻을 수 없다 함은 곧 실상이니 실상이란 여래의 묘한 색신의 모양이니라.
[금강경]에 이르기를 '일체의 모든 모양을 여의는 것이 곧 모든 부처님이라 한다'고 하였느니라."
부처님은 육바라밀을 말씀하셨는데 지금 어떻게 하나를 말하며 능히 구족할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까? 바라건대 하나가 여섯 가지 법을 구족하는 까닭을 말씀해 주십시오.
"[사익경]에 이르기를 '망명존이 범천에게 말하되 [만약 보살이 일체의 번뇌를 버리면 단바라밀이라고 하나니 곧 보시요, 모든 법에 대해서 일어나는 바가 없음이 시라바라밀이라고 하나니 곧 지계요, 모든 법에 대하여 손상하는 바가 없음이 찬제바라밀이라 하나니 곧 인욕이요, 모든 법에 대해서 모양을 떠남이 비리야바라밀이라 하나니 곧 정진이요, 모든 법에 대해서 머무는 바가 없음이 선바라밀이라 하나니 곧 선정이요, 모든 법에 대해서 희론이 없음이 반야바라밀이라 하나니 곧 지혜이니라. 이것을 이름하여 여섯 가지 법이라 한다]'고 하였느니라.
지금 다시 여섯가지 법에 이름을 붙이면 첫째는 버림과 둘째는 일어나지 아니함과 세째는 손상하지 않음과 네째는 모양을 떠남과 다섯째는 머물지 않음과 여섯째는 희론이 없음과 다르지 않느니라.
이와 같은 여섯가지 법은 일에 따라 방편으로 거짓 이름을 세움이요, 묘한 이치에 이르러서는 둘도 없고 다름도 없느니라. 다만 하나를 버릴 줄 알면 일체를 버림이요, 하나가 일어나지 않으면 곧 일체가 일어나지 않거늘 미혹한 사람은 알지 못하고 차이가 있다고 모두 말하느니라. 어리석은 사람은 여섯가지 법의 숫자에 머물러서 오래도록 생사에 윤회하는 것이니라.
너희들 도를 배우는 사람들에게 말하나니, 다만 보시의 법만을 닦으면 만법이 두루 원만해지거늘 하물며 다섯가지 법이 어찌 구족하지 않겠는가."

問 此門 從何而入
答 從檀波羅密入
問 佛說六波羅密 是菩薩行 何故 獨說檀波羅密 云何具足而得入也
答 迷人 不解五度皆因檀度生 但修檀度 卽六度悉皆具足
問 何因緣故 名爲檀度
答 檀者 名爲布施
問 布施何物
答 布施却二性
問 云何是二性
答 布施却善惡性 布施却有無性 愛憎性 空不空性 定不定性 淨不淨性 一切 悉皆施却 卽得二性空 若得二性空時 亦不得作二性空想 亦不得作念有施想 卽是眞行檀波羅密 名萬緣 俱絶 萬緣 俱絶者 卽一切法性空 是也 法性空者 卽一切處無心 是 若得一切處無心時 卽無有一相可得 何以故 爲自性 空故 無一相可得 無一相可得者 卽是實相 實相者 卽是如來妙色身相也 金剛經云 離一切諸相 則名諸佛
問 佛說六波羅密 今云何說一 卽能具足 願說一具六法之因
答 思益經 云 網明尊 謂梵天言 若菩薩 捨一切煩惱 名檀波羅密 卽是布施 於諸法 無所起 名尸羅波羅密 卽是持戒 於諸法 無所傷 名 提波羅密 卽是忍辱 於諸法離相 名毘離耶波羅密 卽是精進 於諸法無所住 名禪波羅密 卽是禪定 於諸法無戱論 名般若波羅密 卽是智慧 是名六法 今更名六法 不異一捨 二無起 三無傷 四離相 五無住 六無戱論 如是六法 隨事方便 假立名字 至於妙理 無二無別 但知一捨 卽一切捨 無起卽一切無起 迷途不契 悉謂有差 愚者 滯其法數之中 卽長輪生死 告汝學人 但修檀之法 卽萬法 周圓 況於五法豈不具耶

11. 삼학(三學)을 함께 쓰다

삼학을 함께 쓴다 하니 어떤 것이 삼학이며 어떤 것이 함께 쓰는 것입니까?
삼학이란 계·정·혜니라."
어떤 것을 계·정·혜라 합니까?
"청정하여 물들지 아니함이 계요, 마음이 움직이지 아니함을 알아 경계를 대하여 고요함이 정이요, 마음이 움직이지 아니함을 알 때에 움직이지 아니한다는 생각도 나지 아니하며 마음이 청정함을 알 때에 청정하다는 생각도 나지 아니하여 내지 선·악을 모두 능히 분별하되 그 가운데에 물들지 아니하여 자재를 얻음을 혜라고 하느니라. 만약 계·정·혜의 본체가 모두 얻을 수 없는 것임을 알 때에 곧 분별함이 없어서 곧 동일의 본체이니 이것이 삼학을 함께 쓴다고 하는 것이니라."

問 三學等用 何者是三學 云何是等用
答 三學者 戒定慧是也
問 云何是戒定慧
答 淸淨無染 是戒 知心不動 對境寂然 是定 知心不動時 不生不動想 知心淸淨時 不生淸淨想 乃至善惡 皆能分別 於中 無染 得自在者是名爲慧也 若知戒定慧體俱不可得時 卽無分別者 卽同一體 是名三學等用

12. 무생심(無生心)

만약 마음이 청정함에 머물 때에는 청정함에 집착하는 것이 아닙니까?
"청정함에 머묾을 얻었을 때에 청정함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을 짓지 않는 것이 청정함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니라."
마음이 공에 머물 때에는 공에 집착한 것이 아닙니까?
"만약 공하다는 생각을 짓는다면 곧 공에 집착한 것이니라."
만약 마음이 머묾이 없는 곳에 머물 때에 머묾이 없는 곳에 집착한 것이 아닙니까?
"다만 공한 생각을 지으면 곧 집착할 곳이 없으니 네가 만약 머물 바 없는 마음을 분명하고 밝게 알고저 할진댄 바로 좌선할 때에 다만 마음만 알고, 모든 사물을 생각하여 헤아리지 말며 모든 선악을 생각하여 헤아리지 말라. 과거의 일은 이미 지나가 버렸으니 생각하여 헤아리지 아니하면 과거의 마음이 스스로 끊어지니 곧 과거의 일이 없다고 함이요, 미래의 일은 아직 다가오지 않았으니 원하지도 아니하고 구하지도 아니하면 미래의 마음이 스스로 끊어지니 곧 미래의 일이 없다고 함이요, 현재의 일은 이미 현재라 일체의 일에 집착함이 없음을 알뿐이니, 집착함이 없다 함은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음이 곧 집착함이 없음인지라 현재의 마음이 스스로 끊어져서 곧 현재의 일이 없다고 하느니라. 삼세를 거두어 모을 수 없음이 또한 삼세가 없다고 말하느니라.
마음이 만약 일어날 때에 따라가지 아니하면 가는 마음이 스스로 끊어져 없어짐이요, 만약 마음이 머물 때에 또한 머묾에 따르지 아니하면 머무는 마음이 스스로 끊어져서 머무는 마음이 없음이니, 이것이 머무는 곳 없는 곳에 머문다고 하느니라.
만약 밝고 밝게 스스로 알아 머묾이 머묾에 있을 때에는 다만 사물이 머물 뿐이요 또한 머무는 곳이 없으면 머무는 곳 없음도 없느니라.
만약 밝고 밝게 스스로 알아 마음이 일체처에 머물지 아니하면 곧 본래 마음[本心]을 밝고 밝게 본다고 하는 것이며, 또한 성품을 밝고 밝게 본다고 하느니라.
다만 일체처에 머물지 아니하는 마음이란 곧 부처님 마음[佛心]이며, 또한 해탈심이며, 또한 보리심이며, 또한 무생심이며, 또한 색의 성품이 공함이라 이름하나니, 경에 이르기를 '무생법인을 증득했다'고 함이 이것이니라.
너희들이 만약 이와 같이 아직 체득하지 못하였을 때는 노력하고 노력하여 부지런히 공력을 더하여 공부를 성취하면 스스로 알 수 있으니, 그러므로 안다고 하는 것은 일체처에 무심함이 곧 아는 것이니라.
무심(無心)이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되고 참되지 않음이 없으니, 거짓됨이란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인 것이며 참됨이란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니라. 다만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곧 두 가지 성품이 공함이니, 두 가지 성품이 공함이란 자연해탈이니라."

問 若心住淨時 不是着淨否
答 得住淨時 不作住淨想 是不着淨
問 心住空時 不是着空否
答 若作空想 卽名着空
問 若心得住無住處時 不是着無住處否
答 但作空想 卽無有着處 汝若欲了了識無所住心時 正坐之時 但知心 莫思量一切物 一切善惡 都莫思量 過去事 已過去而莫思量 過去心 自絶 卽名無過去事 未來事未至 莫願莫求 未來心 自絶 卽名無未來事 現在事 已現在 於一切事 但知無著 無著者 不起憎愛心 卽是無著 現在心 自絶 卽名無現在事 三世不攝 亦名無三世也 心若起去時 卽莫隨去 去心 自絶 若住時 亦莫隨住 住心 自絶 卽無住心 卽是住無住處也 若了了自知 住在住時 只物住 亦無住處 亦無無住處也 若自了了知 心不住一切處 卽名了了見本心也 亦名了了見性也 只箇不住一切處心者 卽是佛心 亦名解脫心 亦名菩提心 亦名無生心 亦名色性空 經云證無生法忍是也 汝若未得如是之時 努力努力 勤加用功 功成自會 所以會者 一切處無心 卽是會 言無心者無假不眞也 假者 愛憎心 是也 眞者 無愛憎心 是也 但無愛憎心 卽是二性空 二性空者 自然解脫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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