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천하 유아독존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의 본래 의미는 자아(自我)의 완성으로서 외부의 간섭이 배제된 완전한 사고(思考)를 말한다. 깨우침이라는 온전한 마음이 되려면 내가 어디서 왔으며 왜 살며,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의문과 분심이 터질듯 하여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존재의 본질을 올바로 꿰는 심신수양을 필요로 한다.

만물은 색(色)공(空)으로 연기하며 유·무위법계의 테두리 안에 존재는 인연 화합물이며 무한 우주 시간의 토막을 점유한 나그네다. 또한 존재는 유·무정을 불문하고 우주의 근본인 일기(一氣)에서 파생된 피조물이다. 따라서 모든 생명은 나 아닌 너를 통하여 필요 욕구를 충족시킬 수밖에 없는 필연에 묶여있다. 그것 중에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누구나 분명한 자아[나]의 실상을 직시할 수 있을 때 대상[너]을 존중하고 인정할 수 있는 바른 견해가 생겨난다.

인간은 자신의 존재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지 못하면 이해득실로 점철된 사바세계 영욕에 이끌리는 딱한 처지에 묶여 지내야 하는 운명을 걸머지고 있다. 그것은 그치지 않을 간섭이며 괴로움이다. 그러나 나를 존재케 해준 대 자연의 섭리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이면 분별은 그치고 참 사람, 대 자유에 이를 수 있다.

진리의 실상은 성주괴공(成住壞空)하고 생주이멸(生住異滅)하는 순수자연이듯 마음의 평정은 자연의 실상을 통찰한 고도의 정신 에너지를 말한다. 또한 싯다르타 태자의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그 뜻이 높고 귀하고 보배롭다는 의미가 아니고 분명한 자아(自我)의 회복을 뜻하는 말이며 깨달음을 위한 결연한 의지의 또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깨달음은 자아의 완성이다. 유명일간지의 논객이 무게를 느끼지 못하는 말이라고 하여 옛 선각자께서 자신의 결연한 의지를 밝혀놓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낱말을 세속적인 잣대로 비추는 어리석음은 가르침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업(業) 이전에 진리에 대한 모독이다.

작금의 혼탁한 시대를 대변이라도 하듯 오늘 모 일간지 사설에서 널리 알려진 언론사 논객이 알량한 지식으로 각자의 어록인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세속의 명리로 해석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여 그에게 이 글을 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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