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법구경

   

 

                  [Ⅰ]

마음은 모든 것을 다스리고

모든 것은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나쁜 마음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면 괴로움이 따른다.

수레의 바퀴가 소걸음에 따르듯이.


모든 것을 마음은 다스리고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깨끗한 마음으로 말하고 행하면 즐거움이 따른다.

마치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듯이.


나를 욕했다. 나를 때렸다. 나를 이겼다. 내 것을 훔쳤다.

이러한 생각을 품은 이에겐 원한이 가라앉지 않는다.

나를 욕했다. 나를 때렸다. 나를 이겼다. 내 것을 훔쳤다.

이러한 생각을 품지 않은 이에겐, 원한이 가라앉는다.

이 세상에서 품은 원한은 원한으로 갚는다고 풀어지지 않는다.

원한은 버릴 때에만 풀린다. 아, 변치 않을 영원한 진리여!


우리는 이 세상에서 죽어야 할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이가 있다.

사람이 만일 이것을 깨달으면 모든 싸움이 사라진다.


더러운 것을 깨끗하다고 보며, 감각의 욕구를 삭이지 못하고

음식을 절제하지 못하고, 게으르고 근면치 못한 사람은

악마가 쉽게 정복한다. 마치 바람이 약한 나무를 넘어뜨리듯이.


더러운 것을 더럽게 보며, 감각의 욕구를 잘 삭이면서
음식을 절제하고 굳은 신념을 지니고,
근면 정진하는 이는 악마도 정복할 수 없다.

마치 바람이 바위산을 정복할 수 없듯이.

 

 

 

 

 

 

 

 

 

허술하게 지붕을 이은 집에 비가 새듯이,

수양을 쌓지 않은 마음에는 탐욕이 스며든다.

지붕이 잘 덮인 집에 비가 새지 않듯이,

수양을 쌓은 마음에는 탐욕이 스며들지 못한다.


가령 많은 경전을 외울지라도 방종하여 실천하지 않는 자는

남의 소만 세고 있는 목자일 뿐 참된 수도자가 되지 못한다.

가령 적은 경전을 외울지라도 법을 따르고, 탐욕, 노여움

헤매임을 버리고 바른 지혜가 있고 마음의 자유를 얻고

이 세상과 저 세상에 얽매이지 않은 이는
참된 수도자에 끼게 된다.


게으르지 말라. 쾌락을 가까이 말라. 정욕에 가까이 말라.

게으르지 않고 깊은 생각을 하는 이만 큰 안락을 얻으리라.

어진 이가 부지런하여 게으름을 물리칠 때
지혜의 높은 탑에 오르고
근심을 떠나
근심하는 어리석은 무리를 내려다본다.

마치 산에 오른 이가 땅에 있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듯.


잡기 어렵고 경솔하고 욕정 따라 헤매는 마음을

억제하기란 즐거운 일이다.

억제된 마음은 안락을 가져다준다.

 

 

 

 

 

마음이 불안하고 바른 법을 모르며

신념이 흔들리는 사람의 지혜는 완성을 이루지 못한다.

마음에 번뇌가 없고, 생각이 흔들리지 않고

선악을 초월하고 깨어있는 사람에겐 두려움이 없다.


이 몸은 물항아리처럼 깨지기 쉬운 줄 알고

이 마음을 성곽처럼 굳건히 하고서

지혜를 무기로 가지고 악마와 싸우라.

싸워 얻은 것은 지키고 앞으로 전진하라.

아아, 이 몸은 곧 땅위에 누우리라.

의식도 없이 쓸모도 없는 나무토막처럼 버림을 받으리.


꽃(쾌락)을 꺾는 일에만 마음이 쏠려

애욕에 묻힌 사람은 죽음의 신이 앗아간다.

마치 잠자는 마을을 홍수가 휩쓸어 가듯이.


남의 잘못을 보지 말라. 남이 한 일, 하지 않은 일을 보지 말라.

내가 저지른 것(과실)과 하지 않은 것(게으름) 만을 보라.


사랑스럽고 색깔이 아름다울지라도 향기가 없는 꽃처럼

실천이 따르지 않는 훌륭한 말은 효과가 없다.

사랑스럽고 색깔이 아름답고 향기 짙은 꽃처럼

실천이 따른 훌륭한 말은 효과가 있다.

 

꽃향기는 바람을 거스르지 못한다.

찬다라, 타가라, 발리카의 향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착한 사람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흘러가고

바른 사람은 모든 방향에 향기를 뿌린다.


큰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더미 속에서도

향기 짙은 아름다운 연꽃이 피어오르듯.

쓰레기처럼 눈먼 중생 가운데 있으면서도

수행자는 예지로서 찬란하게 빛난다.


잠 못 이루는 이에게 밤은 길고

지쳐있는 자에겐 지척도 천리다.

바른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에게 윤회는 길다.


자기보다 훌륭하거나 비슷한 이를 만나 길을 갈 수 없거든

차라리 혼자 가라. 어리석은 자와는 길벗이 되지 말라.


어리석은 사람은 '이 아이는 내 아들이다'

'내게는 재산이 있다'고 생각하며 번민한다.

자신조차 제 것이 못 되는데

어찌 아들이나 재산을 제 것이라 할 것인가!


어리석은 자가 스스로 어리석은 줄 알고 있다면

그만큼은 어진 이인 것이다.

그러나 어리석은 자가 스스로 슬기롭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정말 어리석은 사람이다.

 

 

 

 

어리석은 자는 한평생 어진 이를 섬기더라도

진리를 깨닫지 못한다. 마치 숟가락이 국 맛을 모르듯이.


지혜 있는 이는 한 순간이나마 어진 이를 섬긴다면

곧 진리를 깨닫는다. 마치 혀가 국 맛을 알듯이.


잘못과 죄를 가르쳐 주고 꾸짖는 슬기로운 이를 만났으면
그와 사귀어라.

마치 감추어진 보배를 가르쳐주는 이를 대하듯 하라.

그와 사귀면 이익이 있을 뿐 손해는 없으리라.

나쁜 친구와 사귀지 말라. 저속한 사람과도 사귀지 말라.

착한 벗과 사귀고, 가장 훌륭한 사람과 사귀어라.


운하의 기사는 물을 끌어들이고

활쟁이는 화살을 곧게 만든다.

목수는 나무를 곧게 다듬고

어진 이는 자신을 제어한다.

굳은 바위가 바람에 끄떡 않는 것처럼

어진 이는 비방과 칭찬의 소리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깊은 못이 고요하고 맑은 것처럼

어진이는 진리를 듣고 마음이 깨끗해진다.

착한 사람들은 모든 것에서 욕망을 버리고

쾌락을 구하는 헛수고를 않는다.

어진 이는 즐거움을 만나나 괴로움을 만나나

흔들리는 기색이 없다.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