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흔들리는 수행

 

1. 이야기

한 어머니가 아들에게 빈 병과 10루피를 주고 가까운 상점에서 기름을 사오라고 시켰습니다. 소년은 상점에 가서 병에 기름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그만 기름병을 떨어뜨렸습니다. 다시 소년이 병을 집어 들었을 때는 기름이 땅에 흘러 반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집에 돌아와 어머니께 울면서 소리쳤습니다. “기름 반을 잃어버렸어요. 반이나 잃어 버렸다니까요.” 그는 매우 기분이 나빴습니다.
어머니는 둘째 아들에게도 다른 병과 10루피를 주고 기름을 사오라 시켰습니다. 그도 역시 집에 돌아오는 길에 병을 떨어뜨렸습니다. 기름은 땅에 흘러 반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는 매우 행복해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께 말했습니다. “보세요. 저는 기름 반쯤을 구해냈어요.” 두 사람은 똑같은 상황으로 어머니에게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한쪽은 반 병이기 때문에 울었고 다른 한쪽은 반 병이나 구해낸 것에 기뻐했습니다.
그때 어머니는 또 다른 아들에게 병과 10루피를 주고 기름을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켰습니다. 그 역시 돌아오는 길에 기름병을 떨어뜨렸습니다. 그래서 기름 반 정도를 버렸습니다. 그는 두번째 아들처럼 행복하여, “어머니, 저는 기름 반 정도는 구해냈어요.” 그러나 이 소년은 참선 수행을 하는 소년이었습니다. 그는 낙천주의자였고 현실주의자였습니다. 그는 기름 반 쪽은 구해냈으나 반 쪽은 잃어버렸음을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말했습니다. “저는 시장에 나가 온 종일 일하겠어요. 저는 병에 가득 채울 기름값을 벌겠어요.”
이것이 참선 수행입니다. 참선 수행자는 염세주의자가 아닙니다. 그와 반대로 낙천주의자이며 실용주의자입니다. 특히 그는 일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2. 마음의 흐름

생체에너지(氣)를 스스로 분산시키고 회전하는 방법을 사전에 충분히 익혀두지 않은 상태에서 마음의 평정을 이루기 위해 무리하게 다음과 같이 수행할 경우 氣가 생각을 따라 머리 위쪽에 집중되어 몸 전체가 열기로 휘감기면서 뜻하지 않은 경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① 무리하게 단전에 의식을 집중하거나
② 화두를 잡고 하나만을 지나치게 고집하거나
③ 보다 빨리 깨닫겠다는 탐심을 가지고 지나치게 용을 쓰거나

이러한 상태를 수행 중에 ‘上氣’가 되었다고 하며, 이 경계에서 수행자는 다음과 같이 평소에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현상들을 체험하게 됩니다.
① 머리끝은 하늘을 향해 쭈빗쭈빗 당겨지는 듯하고, 눈에는 불기운이 펄펄 넘침을 느끼게 됩니다.
② 차가운 눈 속에서 잠을 자고 뒹굴어도 춥다는 감각조차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열기가 몸 전체에 넘쳐 흐릅니다.
③ 평소에는 할 수가 없었던 어려운 자세를 취하여도 불편하지 않으며 갑자기 요가에 능통한 경지에 도달한 것처럼 느껴지며, 침대에 누워 있다가도 붕 떠있는 것과 같은 부양현상을 느끼게 됩니다.
④ 생체에너지가 한 곳으로 치우쳐져서 뭉쳐지다 보니 폭발력이 일어나 이전에는 체험하지 못했던 신비로운 힘과 괴력이 나타나기도 하며, 이런 경우 언뜻언뜻 느껴지는 신비로운 靈感과 힘에 스스로 도취되어 이것을 붙잡고 싶은 강한 탐욕심이 발동하게 됩니다.

이 경계는 생체에너지가 뇌세포가 있는 머리에 집중되어 상하 교류가 안 되는 불균형 상태로 평형의식과 중량감을 느끼는 의식마저 상실하게 되고 때로는 육신이 있다는 의식마저도 없어질 수 있습니다.

수행과정에서 끓어오르는 憤心을 온 몸으로 골고루 분산하여야 힘으로 전환될 수 있는데 수행자의 근기가 낮아 증폭된 분심[火氣]을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고 그 열기를 꽉 막힌 굴뚝[머리]에 채우고 있으면 위와 같은 ‘上氣’를 겪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태가 상당수의 수행자들에게는 자기 공부가 대단한 경지에 도달해 무슨 도통이나 한 것으로 보이게 되고, 나아가 이 착각은 스스로를 사이비 교주화하는 교만으로 발전하며 궁극에는 수행자의 의식을 흐리게 하고 또 굳어지게 하는 愚를 범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되기도 합니다.

물도 흐르지 못하고 고이면 썩는 것과 같이 생각이 굳어지면 그 사람의 기운도 당연히 썩을 수밖에 없습니다.

주장하고 편중된 것은 찌그러진 마음의 모양입니다. 그런 마음의 토양 위에서는 순수한 성품의 씨앗은 발아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上氣’를 겪으면 더욱 더 겸손하고 겸허한 마음 자세로 선지식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오로지 겸허한 마음 바탕을 갖추어, 놓고 비우고 버리는 수행을 할 때에 흔들림 없는 올바른 삶을 영위할 수 있고 뜻있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걸림 없는 자유는 반드시 흔들림을 유발하는 이러한 苦를 여윈 이후의 결과입니다.

3. 오늘의 KEY WORD

참선 수행의 목적은 마음을 밝히고 성품을 보는 것입니다.
자기 마음의 오염된 모습인 망상과 집착이 없어지면 진실로 자기 성품의 참 모습인 지혜와 덕상을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