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석존의 설법 분류
壬午年 立夏에 本院은 중국 천태종의 개조인 지의화상이 법화사상에 입각하여 시대와 차등으로 나눈 오시팔교(五時八敎)의 교리(敎理)를 "석존의 설법 분류"라는 제호로 해제, 정리하였다.
오시(五時)란 석가세존의 48년 설법[敎相]을 년대와 순서에 따라 다섯 단계로 배열한 것이고, 팔교(八敎)는 설법한 방법을 분류한 화의사교(化儀四敎)와 설법 내용의 분류인 화법사교(化法四敎)를 통칭한 것이다. 따라서 석존의 설법을 시대에 따라 분류하고 높고 낮은 가르침을 판별하는 교상판석(敎相判釋)의 총칭이라 할 수 있다.
Ⅰ. 오시(五時)
1) 화엄시(華嚴時): 석가세존께서 보리수 아래에서의 최후 정진 7일 만에 성도(成道)를 하신 후 최초로 21일간 깨달음의 이치를 설한 "화엄경(40. 60. 80권)" 시기를 말한다. 이때의 설법은 깊고 묘(妙)하여 중생은 가르침의 본 뜻을 올바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2) 녹원시(鹿苑時), 아함시(阿含時): 21일 동안 "화엄경"을 설한 뒤 12년간에 걸쳐 소승의 아함(장아함 22권, 중아함 60권, 증일아함 51권, 잡아함 50권)을 설한 시기를 말한다. 이때 설법장소가 녹야원(綠野苑)이었으므로 녹원시(鹿苑時)라고 하며 설법 명칭에 따라 아함시(阿含時)라고도 한다. 이때의 가르침은 그 정도가 낮은 소승(小乘)의 아함 3장교가 대부분이다. 앞의 화엄시(華嚴時)에서 깨달음의 이치를 올바로 알아듣지 못하는 대부분의 대중을 위해 비유와 방편을 써서 법을 펼친 시기다.
3) 방등시(方等時): 12년간 아함(阿含)을 설한 뒤 8년 동안 유마경(維摩經), 승만경(勝蠻經), 능가경, 금광명경, 무량수경 등의 대승을 설한 시기다. 녹야원(綠野苑)에서 12년 동안 낮은 소승(小乘)법을 설한 것은 깨우침의 근기를 높여 가는 과정에 불과한데도 대중들은 그것이 석존의 모든 깨달음인 것으로 여기고 그 상황에 만족하려 하였다. 그러한 소승(小乘)들에게 깨달음의 본질은 소승(小乘)에 있지 않고 대승(大乘)이다.라고 하여 이들의 고정된 견해를 타파시키는 과정이다.
4) 반야시(般若時): 8년 동안 대승(大乘)으로 나아가는 방등(方等)을 설한 뒤 21년간 반야경(반야 6백부, 대반야경 736권, 반야심경, 금강경, 광찬반야바라밀경) 등 색(色) 공(空)이 둘 아닌 이치를 깨닫는 공도리(空道理)를 설한 시기이다. 이때는 대승(大乘)과 소승(小乘)은 근본적으로 같은 것이다.라고 하여 대중을 융합시키고 분별없는 마음이 최상의 지혜임을 깨닫게 한 때이다.
5) 법화·열반시(法華時 涅槃時): 법화경(法華經) 7년과 하루 밤 낮 동안에 열반경(涅槃經)을 설(說)한 시기를 한 대 묶어 법화 열반시라 말한다. 이때는 대중의 근기가 수승하여 불지견(佛知見)을 열어 보이며 곧바로 깨달아 들어가는 직설법을 설하였다.
Ⅱ. 화의사교(化儀四敎)란?
돈교(頓敎), 점교(漸敎), 비밀교, 부정교를 말한다.
1) 돈교(頓敎): 석존께서 체득한 깨달음을 있는 그대로 설한 "화엄경"이 돈교에 속한다.
2) 점교(漸敎): 얕은 가르침에서 점점 깊은 가르침으로 나아가면서 중생을 교화하는 것. 아함부, 방등부, 반야부 경전의 가르침이 점교에 해당함.
3) 비밀교(秘密敎): 어떤 동기가 주어지면 부지불식간에 뜻이 전달되어 한 경계가 무너지는 이치를 설한 교법.
4) 부정교(不定敎): 일정한 관행에 의지하지 않더라도 뜻을 같이하는 대중이 한자리에서 원력을 세울 때 각자의 능력에 상응해서 나름대로 지혜를 증득해 내는 법.
Ⅲ. 화법사교(化法四敎)란?
삼장교(三藏敎), 통교(通交), 별교(別敎), 원교(圓敎)를 말한다.
1) 삼장교(三藏敎): 4아함경에 의해서 공도리(空道理)가 밝혀지고 석공관(析空觀)에 의해서 무여열반에 들게 하는 가르침.
2) 통교(通敎): 성문, 연각, 보살의 3승(乘)이 처음 대승에 들어가는 가르침.
3) 별교(別敎): 이승(二乘)과 공통하지 않고 다만 보살만을 위한 가르침이고, 또 모든 것을 차별의 면에서 보는 가르침.
4) 원교(圓敎): 석존의 깨달음 그대로를 가르치는 것으로 원교의 보살은 공(空) 가(假) 중(中)의 삼관을 일심으로 관(觀)하기 때문에 일심삼관(一心三觀)이라 하며, 또는 원융삼관(圓融三觀)이라고도 한다.
※ 화엄경 요약
"화엄경"은 대승경전 중에서도 불교의 핵심사상을 가장 심도 깊게 담고 있으며, 또한 부처님의 깨달음을 그대로 나타내 보이는 경전이다. 화엄경은 "대방광불화엄경"의 약칭으로 각 장이 독립되어있던 것을 418∼420년에 중국 동진의 불타발타라(佛陀跋陀羅), 각현(覺賢)이가 "60화엄"을 695∼699년에 당나라 실차난타(實叉難陀)가 "80화엄"을 795∼798년에 당나라 반야(般若)가 "40화엄"을 번역, 집대성하였다. 한역에는 6본이 있으나 지금은 "60화엄" "80화엄" "40화엄" 3본만 전해 오고 있다.
"60화엄"은 7처 8회 34장. "80화엄"은 7처 9회 39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40화엄"은 60화엄과 80화엄의 마지막 장인 "입법계품"에 해당되는 것으로 처(處)와 회(會)란 경(經)을 설한 장소와 모임의 횟수를 뜻한다.
"60화엄"에 따르면 제1 적멸도량회는
보리수 밑에서 깨달음을 이룬 부처님 주위에 많은 보살들이 부처님의 덕을 칭송하고
있다. 이때 부처님은 이 경의 교주인 비로자나불과 한 몸이 되어 있다. 제2 보광법당회에서는
부처님이 사자좌에 앉아 있고 문수보살이 고집멸도(苦集滅道) 사성제를 설한다. 제3
도리천회·제4 야마궁회·제5 도솔궁회·제6 타화자재천궁회는 설법 장소가 천상으로서
각각 보살이 수행하는 계위를 뜻하는 십주(十住)·십행(十行)·십회향(十廻向)·십지(十地)에
대해 설해지고 있다. 제7회는 다시 지상의 보광법당회로 선재동자가 보살에서 외도에
이르기까지 53인의 선지식을 찾아 구도(求道)하는 과정을 묘사하여 쉼 없는 정진이
곧 불교임을 강조하고 있다.
선재동자가 선지식을 만나 법을 구하는 대목 중에는
보살만이 아니라, 비구(니)·소년·소녀·의사·장자·바라문·창녀 등 여러 직업과
신분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처럼 수도(修道)에는 겉모습과 형식이 문제가
아니라 사바세계 존재 모두를 수용할 수 있는 드넓은 마음되는 것이 보리심[菩提心]임을
일러주고 있다. [註, 牛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