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마음으로 시작한 100일정진을 회향하고 또 입재합니다.

돌이켜보면 둘째아들은 어릴 때부터 참 잔잔하게 속을 상하게 했다.
유치원 때나, 초등학교 다닐 때는 개구장이 짓을 많이 해서 친구들이 괴로워하기도 하고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주의도 많이 들었다.

중학교 때는 놀기 좋아해서 공부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즐겁게 생활하기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주변 학교에 직장을 다니다보니 아는 선생님들로부터 걱정도 많이 듣고 때로는 부끄럽기도 하고 화도 참 많이 내기도 했으며 아들과의 사이도 참 많이 나빠졌다.

그러나 늘 주변 사람들은 인간성 하나는 참 좋다고, 그래서 공부보다는 인간성 좋은 것으로 칭찬을 듣기도 했다. 인간성 좋다는 말만으로 마음을 다스리고 또 때로는 나 자신을 위로하며 고2까지 시간을  보냈다. '다 제 타고 난 복으로 세상을 살겠지' 하며 때로는 포기하기도 했다. 큰 아들에 비하면 둘째는 어릴 때 엄마와 함께한 시간이 훨씬 적어 침착하지 못하고 학업에 관심이 없는 것같아 늘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러다 우곡선원에 인연이 닿아 마음공부를 시작하면서 아들을 이해해 보려는 마음이 점점 커졌고 덕분에 아들과의 관계가 많이 좋아졌다. 그러다 고3이 되면서 갑자기 공부에 주력하기 시작했고 성적이 향상되고 마음도 많이 안정되는 듯했다. 그런데 고3이되어 처음 치르는 중간고사 기간에 태어나 처음으로 장에 탈이나 입원하는 일이 생겼다. 그 즈음 이제는 안심해도 되나보다라는 생각으로 마음이 조금 느슨해져 있었다. 아들이 아파서 입원했을 때 겉으로는 강한 척 하면서 선사님 말씀 한마디 들으려 선원으로 전화했을 때 반야월보살님 음성을 듣는 순간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아들을 위해 100일정진을 결심하고 부처님께 입재를 고하면서 엄마로서 지금은 아들을 위해 열심히 정진할 수 있도록 끌어 주시길 간절히 빌면서 시작하였다.

모임있는 날은 급히 퇴근하여 선원에서 108배 올리고 달려 나가기도 하고, 때론 모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108배 올리기도 하고, 유난히 더웠던 여름날에는 흐르는 땀방울에 간절한 기원을 담아 108배 올리기를 100일. 아들은 점점 안정을 찾아 성적도 오르고 이제는 제법 공부를 즐기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선원에 언제가도 따뜻하게 함께 힘이 되어주신 많은 도반님들 가정에도 행복이 가득하길 함께 기원 올리면서 100일정진을 회향합니다.

그리고 이 마음이 흐트러지기 전에 다시 한 번 100일정진을 시작해 봅니다.
언제나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하는 도반님들이 있어 늘 행복한 마음으로 정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