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더위는 머지않은 풍요로운 가을을 예고하나니..

100일 정진.....?
참말로 발심하기까지 나 자신의 내면세계와의 수많은 번민과 갈등의 싸움 끝에 승리해야  실천가능한것이 아닌가.

지난해
2006년 마지막 "우곡선원" 참선교육을 마치고 첫 만행을 떠난곳이 문경세재였다.
산은 ...많이 다녔지만...맨날 앞만 보고 정상을 향해 오르기만 했다.
만행이란 어감이 가슴에 와 닿았고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어린아이처럼 기다려지며 설레이곤 하였다.
만행 중 선사님과의 문답속에...선사님께서 100일정진을 소임자와 상의해 한번 해보라 권하셨다.
순간 ...내 자신의 머리속에 ......이 분이 내가 살아가는 삶을 알기나 하나.....?
사회생활을 하지마라카는기가....? 하는 생각이 문득 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저녁만 되면 무슨모임...모임...그놈의...매일 매일 모임의 연속이다.

만행이후 선사님의 100일정진 말씀은 새까맣게 잊은채...수많은 날과 세월이 흐른 어느날...........
목요일 정기법회 야단법석을 마치고 선원 문을 나서려는데...누군가 뒤에서 나를 당기는게 아닌가?
반야월 보살님이었다.
묘향거사님..?
100일정진...?
100일정진 이라...?
생각해 보겠심니더...하고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었는데 백일정진 생각하다 그렇게 잠이 들었다. 하루, 이틀 생각 ...생각...오만 생각들이 번뇌망상이 되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 떠 올랐다.

그런데 그 시점 주위의 나보다 젊은 인연들의 사람들이 암, 갑상선 등등...병으로 고통받는 소식을 많이 듣게 되었다. 그래 나도 암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생각을 하니 ...아파서 입원해 있는 것보다 건강한 몸으로 한번 부딪혀보자...발심을 내어 3일째 되던 날 ...소승법사님과 상의해 몇 가지의 과일을정성껏 준비해 선원으로 갔다.

혼자인 줄 알았는데....100일정진 중인 분도 있고 다행히 안명거사님과 한날 같이 입재 하게 되어 큰힘과 위로가 되었다. 입재하여 하루, 이틀.. 정진의 날들이 지나감에 따라 거리도 멀고 집에서 할까하니...집사람이 이왕 하는것 선원에 가서 하란다.

별 어려움 없이 정진하던 중 17일째 쯤인가... 잠을 자며 끙끙 알았다.
아침에 집사람이 '왜 그렇게 미련하냐.. 힘들면 쉬어가면서 하지...'
속으로 하루도 해 보지않은 미련한 네가 아나... 약간의 약발을 받으며 그렇게 육체적으로 힘들 때
덮친 격으로 몇년 전 우리 사업장에 오래동안 이용하시던 70대 할아버지가 왔다.
차를 삼성차로 바꾸어 오랜만에 월요일아침 일찍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여동생차인데... 정비도 받지않고 시동만 걸리면 타고 다녀 중병으로 차가 많이 아파서 운행 중 멈췄단다. 김해에서...그래서 토요일밤 견인했다며 잘 해 달라며 맡기고 가셨다.

다음...다음날...정비가 완료되어 차를 인수하러 왔을 때는 지금 껏 느낀 할아버지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인 60대정도의 아주머니(여동생)이란 분과 함께 왔는데 오만 투정 불만 시비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많은 할인... 부품값만 받고 기분 좋게 출고 시켰는데...찾아간지 얼마 되지않아 아들이란 사람이(총각) 얼토당토 않은 별..별..불만으로 괴롭히지 않은가...?
고함을 치고 장사를 못하게 한다느니....
참...기이한 별꼴들을 다 보게 되고 (솔직이 멱살을 쥐고 주먹을 시원하게 파~팍 날리고 싶은 감정을 억누른다고 손과 몸이 떨렸다.)

어~~~이~~~~~~~휴우우우우우우우...........................................................
이때는 선원에서 배운 날숨이 나와야 할긴데.....한숨이 나오고.....?
차는 할아버지가 맡기고 찾는 놈, 생떼쓰는 놈...새빠지게 일하고 인건비는 하나도 못받고........
삼, 사일이 지난 어느날 정진을 마치고 소승법사님께 말씀드렸더니...진작 말하지 않고 ...
맞대응 하지말고 실상관을 하라 일러 주셨다.

참 묘한 일이다.

이상하게 전화하면 상대가 순한 양이 되어 예....예....하며 조복하는 것이 아닌가?
그 사건 이후... 몇번의 소란이 있었을 법한데...지금껏 문제를 일으키는 일이 없으니 이 또한 오묘하고

묘하다. 내 자신 생업 외 모든 것을 뒤로하고.....매일매일 미약하나마 "우곡선법"을 만나 정진하는 힘이라 생각하고 지난날을 반추해 본다.

지난봄 4월30일 100일정진 입재해서 8월30일 정진회향 후 친구 서광이 여의치 못한 일들로 한달가량 늦게 입재해 ...자기 끝나는 날까지 같이 하잖다. 선원 고참 말이기도 하고....?
서광의 인도로 우곡선법을 만났고 좋은 도반을 만난 것이 지금껏 살아오며 최대의 행복이라 생각하고서광에게 고맙다고 이 난을 빌어 전하고 싶다.
서광...고맙데이.....................................

그래서 9월4일 서광 회향 때까지 함께 하기로 하여 지금껏 함께 정진 중이다.
나 자신의 업도 많거니와 생활 속에 조그만 나의 모나고 직설적인 못된 습관을...
아무것도 아닌것 가지고 티격태격 할 때가 있다.
마누라는 100일정진도 끝났는데..........................
또 기름값...통행료... 들여가며...바쁜데 매일매일 일찍 퇴근해 선원에 간다고 잔소리를 하며....
선원과 선사님까지 들먹일 때는 정말.................................................................................
탐.진.치 삼독이 확~~~파팍~~~들고 일어나 폭발직전이다.
성내고 화내고 쥐어박고 싶은 욕망을 억누느라 가슴이 시리고 아프다.
큰소리로 고함도 치고 아~~~~~~탁자도 치고 두드려야 할긴데....그래도 수행정진한다고
참고참고 또 참는다. 참 많이도 참는다고 생각하는데.......

나를 아는, 나를 만나는 많은 사람마다 요즘 얼굴 좋다고...바뀌었다는데...
아~~아~~~~미련한 우리 마누라만 정녕 모른단 말인가...?
표현을 아니해서인가...? 이때까지 살아도 나도 모르겠다.
사실 티격태격하며 싸우지만 냉정히 냉철히 반추해 보면 50.01 프로쯤은 조금 더 내 잘못으로 인한
원인이 많은게 사실이다.

짧은 시간...아니...정진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발심하기도 어렵겠지만 머나먼 엄청 긴긴 세월의
번뇌망상으로 발심이 쉽지 않을 테지.....
선사님 말씀대로 마 하먼 될낀데....
주위 친구들은 전화로 아직 정진 끝나지 안했느냐고..약주생각 나면 연락(전화 때린다)...
"니는 일마냐..언제 우리선원 올끼고..." (속으로 평생 해야될긴데) 안하니 뭐 아나..

부처님께서는 세상에 어려운 일 네가지 있다고 말씀하셨다.
첫째는: 사람 몸 받기 어렵고
둘째는: 불법 만나기 어렵고.
셋째는: 좋은 스승 만나기 어렵고.
네째는: 깨달음 얻기 어렵다고 말씀하셨다.

이미 사람으로 태어나 이 땅위에 살고 있고 서광의 인도로 우곡선원을 만났고 좋은 스승이신
선사님과 도반을 만났으니....
이제 내 자신을 잘 추스려 수행정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나의 삶이, 운명이, 인생이 좋은
방향으로 바뀌지 않겠는가...?
내 자신 정진 및 법회 때마다 부부도반 함께 오는 도반부부가 이 세상 가장 아름답고 또한 부럽다.
(시기하고플 정도다)

열심히 수행정진하여 훌륭하지 못하더라도 ...두 아들로부터 인정 받는 아버지로 ....
존경받는 남편은 못되더라도...인정받는 남편으로...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들도 ...결코 많지 않을텐데....남은 삶을 알차게 보람되게 행복하게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100일 동안 함께 한 안명거사님, 서광, 소승법사님, 한담회장님....
정진시작 한지 얼마되지 안아서 100일정진 끝나는 도반님(사실 부러웠고), 100일 입재하는도반님
(다시 보이고) , 모든 분들의 격려와 힘이 되어 끝 마칠 수 있게 된 것을 진심으로 고개숙여 감사드리고 고맙게 생각합니다.
우곡선원 모든 도반님....묘향이 혹시라도 잘못된 방향으로 갈때는 가차없이 귀싸데기라도 갈기며
장점보다는 단점을 ...많은 질책과 충고 해주시길 간절히 바라오며....
향기나는 묘향으로 자랄 수 있도록...지도 해 주시옵고 지켜 봐 주십시요.

선사님.....
도반님....
모두를 사랑 합니다.

(독수리타법.. 오전이 다 ..가뿝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