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 잔소리는 언제 안 들을련지..........?
목요일 23일 밤 정기법회 후 열띤열정의 야단법석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 2시가 훌쩍 넘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좀 피곤하다. 100일정진으로 친구들 모임을 오랫동안 못 나가다보니...몇몇 친구들이
정진끝난 저녁시간쯤 9시20분경 선원으로 와 해운대 야경 잠깐보고 동백섬 한바퀴 돌기로 하였다.
그래서 조금일찍 집에 들러서 샤워도하고 저녁밥도 조금 먹고 바나나우유도 몇개 여유있게 준비했다.

친구들이 송정까지 저녁 먹으러 갔는데 식당에 손님이 너무 많아서 기다리다보니 늦는단다.
나는 피곤하기도하고 집에 갔으면 좋겠는데.....
9시40분경 조선비치앞, 오뚜기에 근무하는 친구가 만나자마자 저녁을 못 먹었다며 서광과 같이 식사하러가고 혼자 송정서 오는 친구를 기다렸다.
저녁10시30분경 모두 만나서 동백섬을 걷기 시작했다.

우리선원 도반들이 자주하는 포행코스이었다.
천천히 걸으며 달도 보고; 별도 보면서 그간의 안부도 묻고 이야기를 나누며 동백섬 한바퀴 돌아오니 12시가 다 되었다.....바쁘게 다니며 생활하다보니 몸이 좀 피곤하고 지쳤나보다...
토요일 아침 다른날과 달리 좀 늦게 일어나 아침도 먹지않고 토마토한개와 우유한개를 가방에 넣어 8시 10분경 출근했다.

금무중 9시40분경, 와이프가 출근하는데... 나보고 오늘 단 둘이서 산으로 놀러가지 안을래...묻는다. 요즘 정진 중인데...동백섬가서 광안리 불빛과 해운대 야경, 보름이 가까워 맑고 둥근달빛과 함께 어우러진 동백섬도 정말 좋다고 하였다. 와이프는 그래 못 간다...이그지...? 바가지를 쓸쓸 ....기분이 별로다. 성질난다. 방학도 끝나가고 하는데 가족끼리 외식한번하자고 노래를 불러도 묵묵부답 ...안 간다.동백섬 가자. 놀러 가자. 티파니21배를 타고 해운대 동백섬 광안리. 해운대 바다에서 육지를 보는 밤바다 좋다고 몇번을 이야기했건만...안 간단다.

화도 나고 신경질도 나고 욕도 하고 싶건만... 정진중이라 참고 또 참는다. 
참 힘들고 가슴이 아플 때도 있다.
그래서 간접적으로, 내가 나서기보다 와이프더러 몇번 이야기 했건만 방학 끝날 때까지 안될 것 같다.사실 나도 포기한 상태다.

오후엔 서광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토요일인데 퇴근해서 운문사 입구가면 황소형상 암벽타는 곳도 있고 청도군청에서 신공법인 에어튜브로 냇물을 막아서 물놀이도 하고 텐트도 두개준비되어 있으니 몸 만 가면 된다나..서광과 서광아내, 우리와이프 자기들끼리 이야기 했는데..
나만 모르고 있었는데... 우리 와이프가 내 한테는 둘이서 산속으로 가자고 돌려서 말 했나보다.
이 문제로 의견 충돌이 있었는데....

서광으로부터 전화 왔기에 '왜 나한테 먼저 이야기 하지 안했느냐'  나무라니, 무조건 가잔다.
시간이 흘러 6시 지나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간단한 세면도구, 이불, 랜턴 등등..준비..
야영장 갈려면 백양터널 방향 서광 집앞을 가는 길이라 서광 집에 도착하니 기다리고 있었다.

내 차를 가져 가자니, 서광이 텐트두개 이불, 그릇, 음식 등이  한 트렁크 란다. 그냥 자기 차로 가잔다.
서광, 묘향 두 부부, 모처럼 운문사 입구 캠핑장으로 룰루랄라 ...
모두 한마음 들뜬 기분이 되어 기분좋게..

저녁 7시30분 출발 하였다. 고속도로를 지나 언양을 지나 운문령으로 가다 차가  힘이 없고 잘 안 나간다나...? 별 의식없이 그냥가다 운문령 300미터 정도 못가서 차가 큰 중병이 났는지...앞으로 아예 가지않는다. 뒤로 후진만 된다나...참 당황스럽다. 차를 업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
그때 시간이 8시40분 보험 견인을 불러도 거리상 엄청 금액이 나올테고.....배는 고프고...
여기저기 전화를 하는데...서광아내 왈, 절대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단다. 그래서 아는 후배에게 견인차 뒤에 렌트카 한대 빌려서 달고 오라고 했다.

그런데 토요일이라 마음대로 모든 것이 잘 안되는 모양이다.
그래서 배도 고프고 견인차 오는 시간도 있으니 밥부터 좀 먹자고 했다. 차는 비상등과 라이트를 켜니
깜빡이며 온 산을 비추고 나는 이마에 헤드렌턴을 달고 네명이서 밥을 먹기 시작했다.
삼겹살을 구워야 하는데 가스렌지와 불판이 맞지 않아 서광이 불판을 잡고 고기를 구워서
밝은 달빛과 별빛 아래 차량조명, 랜턴조명을 받으며 먹는 밥맛은 정말 꿀 맛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있는 곳이 아주 높은 산 정상 부근인데다 커브길이라 오가는 차량이 멈칫멈칫거리며
이상하게 이해안되는 듯이 보고 간단다.
그래도 배고픔이 해소되니 살만하다. 서광과 묘향은 운전석과 조수석에 누워 라디오를 들으며 누워있다. 밖에는 두 와이프가 남편을 안주삼아 무슨 이야기가 그리 많은지...한시간여 지나 견인차 전화하니 시간이 10시인데 출발도 안했다한다. 그래서 우리는 차에서 내리고 와이프를 편히 하려고, 좀 쉬라고..

두 와이프를 고장난 차에 태운 뒤..우리는 야외용 돗자리를 차량 앞에 깔고 내가 108정진을 하자고 했다.
차는 비상등 켜져 있으니 깜박이고 라이트는 온 산을 비추이고 차 안에는 와이프가 타 있고...
맑은 하늘에는 밝은 달빛과 별빛이 내리 비치우고 오가는 차량은 "고장 났어요? 사고 났어요?" 하고 자꾸 묻는다.

둘은 일심으로 108정진을 끝내고...나는 차량 앞 돗자리에 누워서 하늘을 보니 살아오면서 오늘밤 처럼 이렇게 맑고 푸른 하늘의 밝은 달이 아름답게 보인적이 없었다.
그저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들 뿐이었다.
그런데 오가는 차량들이 내가 누워 있으니, 죽은 사람으로 아는지...크게  다친부상자로 보이는지...

자꾸 차를 멈칫 거리며 지나간다.
윈도우를 내려서 묻기도 한다. 마누라와 서광은 일어나라 보챈다. 나는 안 일어난다.
서광은 후레쉬를 들고 있으니 영판 교통정리 순경같다.

시간은 흘러 11시 30분이다. 10시 넘어 출발했는데 길을 모를까봐 몇 번이나 서광과 나는 견인 기사에게 전화해 설명 했는데도 불구하고 밀양쪽으로 견인차에 SM5를 달고 길을 잘 못들어 돌아오는데
우리가 있는 위치도 모르고 헤매이고 있다. 그런데 옛날처럼 그렇게 당황하지도 답답하지도 않다.

나는 돗자리에 누워 있으니 전기장판을 깐 듯 등어리는 따스하고 얼굴에는 산들산들 바람이 불어주고 모기도 별로 없다. 주위에는 뀌뚜라미 끼리럭 끼리럭 쓰러라미 스러럭 쓰러럭 자연의 음악을 들으며 밝은 달빛에 현혹되어 정말 편안하다. 그런데 지나가는 차가 멈칫거리니 성가시다.

이제 12시30분을 향해 가는데 견인차는오지 않고 먹을 물도 없다. 지나가는 차 세워 묻거든, 물이나 음료수 주고 가라고 서광한테 말해도 죽어도 말이 않나오나 보다.......
1시가 되어서야 비상등을 켠 견인차가 보인다고 서광아내가 외친다.

새벽 1시가 되었다. 견인차가  SM을 달고 도착했다. 서광은 견인기사도 오늘 고생했으니 성질 내지 말고 좋은 말로 기분좋게 이야기하잖다.(도가 다 통했나 보다) 달고 온 차에다 짐을 옮겨 싣고 서광 차는 견인차에 달아 우리공장으로 보내고 장장  4시간 30분이 지난 뒤 그리운 목적지를 향하여 출발했다.

가다보니 늦은 시간이라 가게 문도 거의 닫혀 있었다. 모두가 가게가 있는지 ...가게를 찾는다.
물도 쌀도 카레, 맥주, 오징어... 삼계리가든을 지나니 문이 열린 가게가 있다.
필요한 것 모두 구입하여 차에 오르자마자 한잔씩 돌렸다. 정말 온 몸이 시원하다. 새벽 두시 경 도착해 텐트를 치고 저녁 때 먹다 남은 돼지고기로 김치찌게하여 한잔의 입가심을 하고 지나 온 이야기를 나누다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햇빛에 텐트 안이 찜통이 되어 더운 열기로 인해 일어났다.
모두 일어나 텐트 한동은 철거하고 한동은 나무그늘 밑으로 옮기고 서광과 나는 냇가로가 세수겸 헤엄을 치며 물놀이를 맘껏 즐겼다. 아침을 먹고 놀다가 자다가 3-4시경 서광은 울산서 온 암벽팀과 어울렸 다. 서광아내.. 오늘은 선원 가야하지 않느냐고.. 서광은 가야한다고...그렇지, 서광아내.. 운문사에 전화하더니  6시15분에 저녁 예불 한단다. 그래서 운문사에서 정진하기로하고 운문사로 출발, 운문사 도착하니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다.
대웅보전에 들러 108정진을 하고 나오니 범종각 2층에 비구니들이 북, 범종, 목어를 두드리는 것을 보느라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예불이 끝나자마자 폭우가 쏫아졌다. 어느새 절마당이 붉은 황토물로 뒤덮여 있다. 와이프는 차있는 데까지 비 안맞고 가야할긴데...걱정인 모양이다.

서광 왈, "걱정하지 마래이 ...내가 비 그치게 할끼다." 한 20여분 지나니 정말 비가 그친다.
원형 우산 같은 처진소나무와 범종각 위에 무지개가 눈썹모양처럼 큰 것이 뜨는게 아닌가....
참, 어제 저녁부터 기이한 일들을 다 경험한다. 무지개 보고 사진찍고 사람들 난리다.
조금 있으니 우리 와이프, 무지개 위 또 하나의 무지개..  다블로 쌍무지개가, 책에서 본 쌍무지개 떴다고 난리다.

참으로 오묘하고 기이하다. 주위는 어두워지고 차를 타고 운문사 입구 울산아지매 집에 들러 산채비빔밥과 한 잔의 동동주, 파 찌짐 정말 참말로 맛있고 행복하다. 식당을 나오면서 서광에게 커피 두잔 가져오라고 부탁하니 한잔은 우리 와이프에게 건낸다. 우리 와이프에게 한모금 달라니 안 준다. 밥 먹기 전 와이프와 의견충돌로 조금 티격태격했다.
아무 말없이 서광 커피를 한모금 하니 ...나에게로 컵 채로 준다.

부산으로 돌아오며 차량 중병으로(오토미션박살) 장장 4시간30분 동안의 조금 당황하고 밥먹고
108정진하고 내가 누웠던 그 자리, 그 달빛은 내 가슴속 영원히 영원히.. 오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토요일밤 7시30분 출발하여 일요일밤 10시경 도착, 하루 26시간 짧은 여행이 별의 별 온갖 경험들을  한 엄청 많은 시간이 지난듯하다.

사소한 일 정말 조그마한 것도 다른 사람은 이해하는데....우리 와이프와 나는 티격태격하는 낮은 근기의 중생인가보다...선원이 그립다. 정진하는 도반도 보고싶다. 빨리 내일 저녁이 왔으면............

독수리 타법, 새벽 3시, 이젠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