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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행일기는 지금의 내 삶이 있기까지의 과정을 세 단락으로 나누어 표현해 보고자 한다.
1. 우곡선원 입문 전
나는 학창시절부터 초 자연현상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 이러한 의문을 가슴에 담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각종 정신계 서적과 여러 가지 수련기법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것 중에는 신과 사후의 세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심령과학 관련 서적을 여러편 읽기도 하였고 요가, 자기최면술 등을 익히고 직접 수련해보기도 하였다.
이러한 경험으로 인하여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눈에 보이는 세계와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 정신의 세계가 있음을 알고 그 두 세계가 상호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차츰 알게 되었다. 이후부터는 세속적인 관심사 이외에도 나 자신의 정신적인 발전에 더 많은 관심을 두었다. 수년 전부터는 세간에 널리 알려져 있는 "기 수련법"을 배워서 기 흐름을 느껴도 보았고 그렇게 숙지시킨 기를 타인에게 나누어 줘보기도 하였다. 수년간 이러한 술을 정법인줄 알고 헌신한 결론은 노력에 의한 어느 정도의 심신변화는 느껴보았지만 본인이 직접 깨달음을 얻기는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자유자재한 능동적인 심신의 조율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결국 영원한 내 자산이 될 수 없는 육신의 단련과 잡술에 불과한 기법에 투신해온 셈이었다. 최근 2∼3년 전부터는 나 자신이 정신적으로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으나 더 이상 어떻게 해야될지를 몰라 항상 답답하였지만 별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였다.
2. 우곡선원 입문 후
올해 5월 중순경 지인의 소개를 받아 우곡선원의 '생활참선교실'을 찾게 되었다. 선원에서 처음 좌선을 해보니 어려운 불교교리는 차제하고 우선 편안하고 기분이 좋았다.
난상토론을 참 선 수행의 방편으로 삼는 것에는 생소한 느낌도 들었지만 이내 곧 그것이 참 좋은 정신수행 방법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떤 주제를 놓고 대화나 토론을 해보면 그것으로 인하여 상대방의 생각을 알게되고 법을 토의하는 것에도 생각이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심법(心法)토론현장이 밝은 거울이 되어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가장 효율적인 공부법 임을 알게 되었다.
입문 2개월 후 생활참선교실을 수료하면서부터 심신단련의 일환으로 우곡선원에서 일상화 하고있는 눈 씻기를 시작했다. 처음 눈을 씻을 때는 물 속에서 눈을 뜬다는 것이 왠지 두려웠으나 한번 해보고 나니 두려움이 금새 없어져 버렸다. 눈 씻기를 해보니 하단전이 강화됨을 느끼고 좌선시 호흡이 부드러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눈 씻기를 열흘쯤 했을까? 물 속에서 눈을 돌리는 횟수를 빨리 늘려 가려는 마음에 무리를 했는지 언젠가 눈을 씻고 고개를 쳐드는데 목 뒤쪽으로 엄청난 맥박이 쿵쿵 뛰고 뒷골이 댕기면서 아팠다. 수행이 깊은 도반에게 자문을 구하니 너무 욕심을 내어 과하게 한 탓이라며 눈 씻기는 횟수나 시간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열흘정도 눈 씻기를 중단하고 다시 눈 씻기를 시작했다. 눈 씻기를 4개월 정도 해온 지금은 처음보다는 편안한 느낌과 먼저 공부를 지어 가시는 선배 도반님들이 말씀하시는 '눈을 씻는 것은 마음을 씻는 것이다'는 것을 이제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이제 눈에 보이거나 손에 만져지지도 않는 마음공부는 세간의 잡다한 수련기법으론 결코 완성에 이르지 못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게 되었다. 여기서 더 큰 용기를 내어 계속 수행을 지어가다 보면 나도 마음 다스리는 법을 확실히 이해하여 주체적 삶을 살수 있으리라 믿고 있다.
우곡선원의 주 수행방편이자 번뇌를 멸하는 가장 높은 수행법이라는 관법을 처음 시도할 때는 두리뭉실한 상태로 시작되었던 것 같다. 법회 때 선사(禪師)님의 인도가 있을 때는 화관이 되어지는 듯 하였다. 그러나 집에서 혼자 촛불을 켜놓고 관법(觀法)을 시도 해보니 관이 잘되지 않았다. 그래서 수행을 지어가는데는 선지자 인도가 있어야만 한다는 사실이 와 닿았다. 눈앞의 촛불을 한참 응시하고 눈을 감은 후 하단 전에 촛불을 떠올리면 촛불이 보이는 듯 하다가 이내 사라져버리고 이상한 환상들만 자꾸 떠올랐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나의 마음조차도 내 의지대로 좌지우지하지 못하는 못난 인간임을 절실히 느꼈다. 그러나 두달에 걸친 참선교실 교육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수행을 시작한지 넉달이 지나는 지금은 희미하게나마 빛이 단전에 떠올려지려 하고 있다. 더불어 호흡을 '후'하고 길게 내쉬면 마음이 하단전에 착 가라앉음을 느끼는 것도 처음 입문 때보다는 훨씬 분명해진다.
우곡선원 입문 전부터도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려하고 마음에 욕심이나 물질의 집착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심신이 차분히 가라앉아 있고 물질이나 감정에는 많이 끄달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지금의 나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니 조용한 성품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과 아직도 끄달림을 당하고 있는 나를 보게되고 새삼 '놓고 비우고 버리기'를 더해야 되겠다고 느낀다. 입문 6개월쯤 된 지금은 불법의 심오함을 느끼게되어 좀더 열심히 수행을 지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3. 우곡선원 수행에서 체감한 사실들
- 수행의 바른 길을 알게 되었다. 가장 자유스러움에 도달되어야 할 마음 수행이 자칫 몸의 변화나 기흐름을 느끼는 정도의 낮은 수행으로 그치고 만다는 엄청난 사실과 이러한 얕은 수련방법을 초월하여 직접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미묘한 참 선수행법과 그러므로 갖가지 경계에 묶임을 당하지 않는 수행의 바른 길이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고 있다.
- 불법(佛法)의 심오함을 느낀다. 우곡선원에서 공부하기 이전에는 불교를 다른 종교와 크게 달리 보지 않았다. 본 선원 선사님의 법문과 선배 도반님들의 갖가지 경책 그리고 우곡선원의 '인터넷사이트'를 통해서 불교의 심오한 법을 조금씩 맛 볼 수 있었으며 지금은 불법이 정말 깊은 도리임을 체감하고있다. 그러나 나는 아직 불법에 대한 지식이 일천하기 때문에 불교의 여러 가지 가르침에 대하여 공부를 많이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 깨달음에 대한 희망이 보인다. 처음 우곡선원 입문 후 역동적이고 난해하게 여겨지는 수행법을 접할 때 나의 과거 경험이 별 무용하다는 사실과 잘 알지 못함에 막막한 심정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어떻게 마음공부를 지어가야 하는 지를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아 기쁘고, 무엇보다도 이전에는 내가 이룰 수 있으리라고 기대조차하지 않았던 '깨달음'이 결코 남의 것이 아닌 나도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새싹처럼 움트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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